코로나19로 허상이 드러난 분야가 있다. 백신 치료제 등 국내 바이오산업이다. 2년 넘게 창궐하는 코로나19에 속수무책이다. 5천만 국민이 외국 백신에 명을 맡기고 있다. 화이자, 모더나를 구입하고 얻어다 쓴다. 허약한 기술력의 현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국내 제약사들의 노력이 없는 건 아니다. 백신은 어렵다지만 치료제 개발엔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절반의 성과를 낸 곳도 있다. 외국과 연계해 치료제를 만드는 기업이다.
일동제약도 그 중 하나다. 치료제 물질 ‘S-217622’을 임상 중이다. 지난 11월 임상 2·3상 계획 승인을 받았다. 내년 2월까지 임상을 마치고 4월에 상용화를 한다는 목표다.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공동개발이다. 대원제약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시갈라 헬스케어와 연대하고 있다. 고지혈증 치료제 블록버스터인 티지페논정을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역시 지난 11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2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이런 때 들려온 렉키로나주 소식이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첫 치료제다. 셀트리온이 만든 우리 제품이다. 조건부 허가는 지난 2월5일에 났다. 3상 시험 결과를 제출하는 조건이었다. 조건은 12월31일까지였다. 9월17일 정식 품목 허가도 받았다. 투자 가능한 환자의 범위를 확대했다. 우리 주변에서도 효과와 안정성이 확인된다. 지난 14일 수원시의 노인요양시설에서 코호트 격리 중인 확진자 4명에 투여했다. 성공적이었다.
지난 2월부터 이달 16일까지 전국적 실험 통계도 있다. 189개 병원 등 의료관련 기관에서 투여했다. 투여자는 3만1천229명, 사망자는 한 명도 없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진행됐다. 임상 3상 결과는 확진자의 70%가 8.4일만에 호전됐다. 치료 기간이 4.7~4.9일 단축됐다. 효과를 가늠하는 또 하나의 측정치가 있다. 중등증에서 중증 환자로 넘어가는 비율이다. 이 비율이 투여 안 한 경우보다 72%나 감소했다. 성공한 개발이다.
코로나19는 쉽게 종식될 것 같지 않다. 또 다른 전염병의 창궐도 이어질 것이다. 그때마다 찾을 무기가 제약이다. 백신과 치료제에 인류가 매달릴 것이다. 이는 곧 미래 산업으로 설명된다. 혹독한 바이오 기술이 인류를 지배할 것이다. 그 현실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다. 우리도 해야 한다. 빨리 따라붙어야 한다. 우리의 미래가 거기 있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는 그래서 작지만 위대한 희망이다. 우리가 특정 회사, 특정 제품을 공개적으로 언급할 수밖에 없는 절박하고도 정당한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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