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성탄절은 다가온다. 성탄절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사람들의 대답은 대부분 선물, 산타 할아버지, 루돌프 사슴, 크리스마스 장식 등이라고 대답했다. 교회나 예수님이 떠오른다고 대답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성탄절은 2000년 전 아기 예수가 베들레헴에 탄생하신 날이다. 하나님의 아들, 만왕의 왕이 온 인류를 구원하고자 인간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신 날이다. 예수님은 죄인을 찾아 구원하고,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가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이 땅에 용서와 화해를 선포하셨다.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끊어진 관계를 연결하시고, 흩어진 사람을 한데 모으고, 멀어진 사람들을 사랑으로 가깝게 하셨다. 그뿐만 아니라 예수님은 진리가 없고, 의미 없는 사랑이 난무하고, 목적 없이 부를 추구하며, 절대적 도덕 가치를 거부하는 이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유일한 소망으로 오신 분이시다.
성탄절의 진정한 의미는 화해와 용서, 그리고 사랑과 구원이다.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는 정신이 없다면 크리스마스는 블랙 프라이 데이(Black Friday)만도 못하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는 성탄절부터 그 해의 마지막 날을 보내는 순간에 드리는 송구영신 예배까지의 일주일을 ‘사과의 날, 용서의 날’로 정하고 지킨다. 어색하고 어려운 사과의 마음을 작은 편지에 담아 전하고 용서를 구한다. 한 주간 동안 내가 먼저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미안한 감정을 진심으로 나타낸다. 아내에게, 남편에게, 부모님께, 자녀들에게, 스승에게, 제자에게, 친구에게 누구에게라도 지난 일 년 동안 잘못한 것을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다.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너무도 어렵고 힘겨운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예수 사랑의 실천이고 한 해의 올바른 마무리이다. 새해를 여는 새로운 다짐 이전에 반드시 실천해야 할 일이다. 사과를 통해 과거를 풀고, 용서를 통해 미래를 열어가는 화해의 시간이 필요하다.
유태인들은 유대력 1월 1일이 되면 아흐레 동안, a good year의 뜻인 ‘샤나토바’라고 인사한다. 그러한 인사와 함께 서로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고 1월 10일 대 속죄일을 맞이한다. 하나님께 회개하며 용서와 화해를 실천하는 것이다. 예수님도 말씀하셨다.
“예물을 제단에 드리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 들을 만한 일이 있는 줄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
배금주의가 만연한 시대 속에 살지만, 성탄의 의미를 우리부터 몸소 실천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삶의 자리에서 예수님의 눈, 예수님의 손과 발, 예수님의 마음을 닮아 세상에 화해와 용서를 선포하기를 소망한다. 어두운 세상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작은 예수가 되기를 소망한다. ‘샤나토바’
고명진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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