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눈을 맞으며

눈이 펑펑 내린다

눈을 맞으며 거짓을 버리고 용서를 빌라

하얀 눈앞에서 땅 위의 모든 것이 헛것이다

세상엣 것들은 눈 속에서 지워버려라

언젠가 눈길을 떠난 사람도

하늘빛으로 마음을 씻고 눈 속으로 돌아오리니

사랑 아니면 가진 것 다 묻어 버려라

사랑 때문이라면 언덕 위 나뭇가지에 목 매달아 죽어버려라

그러면 살리라

살아서 맨발로 사랑에게로 가리라

 

정순영

경남 하동 출생. <풀과 별>로 등단.

시집 <시는 꽃인가> <사랑> 외 7권.

부산문학상, 봉생문화상, 한국시학상, 현대문학 100주년기념문학상 등 수상.

부산시인협회 회장, 자유문인협회 회장,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동명대학교 총장 역임.

경기시인협회 부이사장. <4인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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