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서, 화장실서 옷 갈아 입는 초등학생들…인천 초교 10곳 중 6곳 탈의실 없어

인천지역 초등학교 10곳 중 6곳 이상은 탈의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 주기가 빨라지면서 초교생 때 2차 성징이 이뤄지는 만큼 탈의실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4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역내 초교 263곳 중 161곳(61.2%)은 탈의실이 없다. 교육부는 지난해까지 전국 모든 중·고등학교에 탈의실을 만드는 ‘탈의실 설치 사업’을 했지만, 초교만 대상지에서 제외했다.

이로 인해 초교 학생들은 체육수업과 방과후 이동수업을 위해서 교실이나 화장실에 숨어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상황이다.

2차 성징을 겪는 학생들은 이 같은 상황에 불편을 겪는다고 입을 모은다. 부평구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B양(11)은 “체육시간에 속옷을 갈아입고 싶은데, 화장실은 너무 춥고 더러워서 싫다”며 “가져온 후드티를 두른 뒤 갈아입는데, 불편하다”고 했다.

서구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 C씨(36)는 “3학년인 아이가 방과후 수업을 앞두고 태권도복으로 갈아입을 때 아무도 못보는 화장실에서 갈아입는다고 한다”며 “신체변화가 큰 고학년으로 가면 갈수록 고충이 더 심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교육부의 2019년 인천지역 학생들의 건강검진결과 통계상 초등학교 4~6학년 사이 평균 신장이 19~20㎝가량 성장한다. 전문가들은 1년 평균 10㎝이상 성장하는 시기를 2차 성징으로 추정한다.

이 때문에 대전시교육청은 올해 수요조사를 통해 학생 편의증진과 성 관련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전체학교에 탈의실을 만들 계획이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교 148곳 중 88곳은 이미 탈의실을 만들었다”며 “올해 나머지 학교에 대한 수요 조사를 진행해 탈의실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교들은 당초 교육부 사업 대상이 아니라 빠졌다”며 “현장에서 필요하다면 초등학교에 탈의실 설치할 수 있는 예산을 배정할 수 있도록 논의하겠다”고 했다.

김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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