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 A형간염 급증, 감염병 철저히 관리해야

경기도내 A형간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도내 A형간염 환자는 2020년 1천330명에서 지난해에는 1천129명이 늘어난 2천459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중국산 조개젓으로 인한 대규모 유행을 제외하고 최근 5년 동안 가장 많은 수치다.

인구 10만명당 경기도내 감염자는 전국 평균(11.94명)보다 많은 18.47명으로 나타났다. 충남(22.07명), 인천(19.32명)에 이어 세번째로 많다. 특히 도내 감염자 10명 중 4명(39.4%)은 항체 보유율이 낮은 20~30대로 조사됐다. 20대의 항체 보유율은 26.7%, 30대는 26.1%다. 40대 60.4%, 50대 이상 93.9%에 비하면 상당히 낮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좋은 보건위생환경에서 생활하는 20, 30대가 전체 발병률의 40% 가까이 된다니 좀 의아스럽다.

‘개발도상국 병’이라 불리는 A형간염은 간염 바이러스(HAV)에 의해 발생하는데, 주로 급성간염 형태로 나타난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이나 물을 통해 감염되며, 환자 분변 등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 이 질환에 걸리면 15∼50일 잠복기를 거쳐 발열, 두통, 식욕부진, 피로감, 복통, 구토, 설사, 검은색 소변, 황달 등이 나타난다. A형간염은 B형, C형 간염에 비해 간경화나 간암 등 극단적인 상황으로 악화되는 병은 아니다. 하지만 심하면 급성간염과 같은 위중한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병세가 악화될 경우 간이식을 받아야 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방심하면 안된다.

A형간염은 비교적 긴 잠복기간으로 인해 감염경로 파악이 쉽지 않다. 보건당국도 비정상적인 A형간염의 확산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코로나19 발생 첫 해인 2020년에는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수칙을 잘 지켜 A형간염 발생 사례가 적었지만 지난해는 ‘위드 코로나’ 시행 등 해이해진 방역으로 감염자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

A형간염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항체 보유율이 낮은 20~40대는 예방접종을 받는게 좋다. 최근 2주 이내에 A형간염 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반드시 접종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음식을 익혀 먹고, 손을 잘 씻는 등의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와 보건당국은 A형간염 등 감염병 예방을 위해 방역 홍보를 강화하는 등 국민건강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감염병 방역체계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고, 후진적 의료시스템이 있다면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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