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선거가 5개월 남았다. 대통령 선거에 가려 잘 뵈지 않는다. 도지사ㆍ시장 선거보다도 관심이 적다. 1천300만 도민의 교육 지도자다. 학생, 학부모, 교원, 학원의 정책 통솔자다. 그를 뽑는 선거다. 관심이 필요하다. 마침 관련 움직임이 들려온다. 교육계 보수층에서 먼저 움직였다. 그런데 내놓는 화두가 특별하다. 선거에서의 중도 보수층 후보 단일화를 말한다. 1명으로 진보 후보에 맞서자는 목소리다.
‘경기도 공교육정상화시민네트워크’란 모임이다. 회원이 1천400명 정도라고 한다. 상임대표는 민선 2ㆍ3기 조성윤 전 경기도교육감이다. 이 외에 김중위 전 환경부 장관, 이규택 전 국회 교육문화위원장, 구충회 전 경기도외국어교육연수원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면면에서 보듯 교육계의 대표적인 보수진영 인사들이다. 이들이 내놓을 메시지는 직접적이고 명쾌하다. ‘6월에 중도 보수 단일 후보를 만들라’다.
공개 토론회을 25일 개최한다. 내건 공식 간판은 교육정책 대토론회다. 대표 주제로 현행 교육감 직선제 문제점, 임계점을 넘은 교육 포퓰리즘, 현장교사가 말하는 고교학점제, 진보 교육감들의 주요 정책 분석 등을 잡았다. 교육발전을 위한 주제다. 하지만, 궁극의 방향은 보수 후보 단일화다.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를 위한 사실상의 선언이다. 좀 이르다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보수진영이 서두르는 이유가 있다.
직선제 교육감제는 경기도의 경우 2009년 시작됐다. 2010년, 2014년, 2018년까지 네 번 있었다. 김상곤(2009ㆍ2010년)ㆍ이재정(2014ㆍ2018년) 후보가 당선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진보 성향 인사들이다. 그 기간 보수는 경기 교육에서 사라졌다. 보수진영이 패인으로 확실히 꼽는 것이 후보 단일화 실패다. 그렇게 분석할 근거가 충분했다. 2009년 득표율은 김상곤 40.8%, 김진춘 33.63%, 강원춘 12.88%였다.
2010년 선거가 또 그랬다. 김상곤 후보가 진보 단일화로 나섰다. 보수진영은 같은 사람으로 또 분열했다. 김상곤 후보가 당선됐다. 이후 2014, 2018년 선거가 같은 양상이었다. 이 분석이 꼭 옳다고 볼 순 없다. 양 진영을 구획하는 기준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전반적인 표심이 진보 진영을 향했던 바람도 있었다. 그럼에도, 확실한 건 있다. 그 10년, ‘보수진영 단일 후보’라는 표현을 못 썼다. 분열임에 틀림없었다.
그 사이 교육계 보수진영에게 단일화는 한에 가깝다. 목소리 내는 면면이 원로다. 선거에 직접 나설 세대도 아니다. 선배 세대로서 선창이라도 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다. 십수 년 전을 돌이켜 보면, 후보 단일화 요구는 그때도 컸다. 문제는 ‘당사자’가 꿈쩍 안했다는 것이다. 결국 스스로도 모든 걸 잃었다. 그제야 그의 이름 석 자가 선거 벽보에서 사라졌다. 그게 정치다. 이번이라고 예단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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