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지역을 빛낸 역사 인물 고증 등 역사 정체성 확립 사업이 자칫 일회성에 그칠 공산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구리시정에 엇박자를 내고 있다.
16일 구리시와 지역 내 향토사학계 등에 따르면 시는 민선 7기 주요 사업 중 하나로 구리시의 역사 정체성 확립 의지를 천명하면서 지난 2020년 10월 ‘13도 창의군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사업들은 구리시가 자랑하는 독립운동가 노은 김규식과 조선 최초 여성의병장 윤희순 등 역사 인물을 새롭게 조명하고 그 얼을 잇는 학술대회 등 다양한 선양 사업이다.
하지만 13도 창의군(1907년 12월 양주에서 조직된 전국의병부대) 학술대회는 지난 2년 전 개최된 1회 대회 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예산 반영 등 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윤희순 의병장에 대한 기념사업(검배공원 동상 및 장학사업 등 고증)도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년 전 당시 시가 사업 예산을 지원하면서 개최된 13도 창의군 학술대회는 ‘구리시가 13도 창의군의 결성지이자 서울탈환 집결지였다’는 새로운 사실을 얻어냈고, 또 주제 발표자로 나선 이영재 한양대 교수가 ‘구리시가 기억해야 할 최초 여성 의병장 윤희순’ 연구발제를 통해 윤 의병장 출생지를 구리시로 특정하면서 학계 관심을 모았다. 이에 구리문화원은 지난해 윤 의병장이 시집가서 살았던 춘천시를 찾는 등 고증을 통해 출생지가 구리 수택동 검배마을이란 사실까지 확인하는 성과를 냈다.
이런 가운데 구리시는 지난해 국가 유공자에 대한 기록화 사업, 태극기 조기 게양, 노은 김규식 등 13도 창의군 재조명 사업과 윤희순 출생지 고증 사업 등에 힘입어 국가보훈처 주관 ‘보훈문화상’ 수상 지자체로 선정된 바 있어 더욱 지적을 받고 있다.
지역 향토사학 관계자는 “역사 인물 찾기 등 고증 사업들은 매년 주기적으로 진행돼야 새로운 학설을 정립하고, 또 발전하면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면서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관련 단체 등과 논의를 통해 사업 계획을 마련하는 작업들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13도 창의군 첫 학술대회 후 다시 학술대회를 이어간다는 말을 전해 듣지 못했다. (전임자 등으로부터) 확인한 뒤 대안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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