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 구리시의 화두는 단연 행복이란 두 글자다.
안승남 시장 취임 이후 시정구호를 ‘구리 행복특별시’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유년층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층이 행복한 그런 자치단체를 구현하자는 의지다.
안 시장은 이를 위해 취임 이듬해인 2019년 4월 행복도시 구현을 열망하는 도내 시장·군수들과 함께 가난하지만 국민이 행복한 나라인 부탄을 찾았다. 그리고 그 연수 성과물을 구리 시정에 투영키 위해 시민 행복 10대 정책까지 선보였다. 10대 정책 중에는 전 시민이 주치의를 갖도록 하자는 독창적 아이디어도 포함됐다.
쉽지 않은 열정이다.
안 시장의 이 같은 행보는 결코 요란한 구호에 그치지 않았다. 성과를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숙의 민주주의’를 착안했다. 평소 그의 신념이기도 한 숙의 민주주의는 자유롭고 평등한 공론화 장을 만들어 시민이 공감하는 결과물을 도출하고자 하는 고민이다. 구리 행복 로드맵 완성을 위해 시민행복위원회 구성을 독려한 것도 이런 취지다.
민선7기 마지막해도 안 시장은 행복이란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되레 바짝 조이고 있는 모습이다. 시민 공감을 통해 행복 도시를 구현하고자 하는 마음 뿐이다. 오로지 시민만 바라보는 일방통행이 때때로 주변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도 받고 있다. 하지만, 여러 소리에 좌고우면하지 않은 뚝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안 시장은 전임 시장 때 설치돼 위탁 만료가 임박한 ‘저단형 현수막게시대’ 지속여부를 놓고 숙의 민주주의 방법을 택했다. 그동안 도심 내 25곳(72면)에 설치된 저단형 현수막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그는 SNS를 통해 ‘시민 여러분께 답을 구한다’는 제목으로 시민 투표소를 마련했다. 이날 현재 사용 중단(91)이 계속 사용(13)보다 훨씬 앞서고 있다. 사용 중단에 표를 던진 J씨는 “오히려 더 지저분하다”면서 열린 행정에 찬사를 보냈다. 그는 “횡단보다 마다 투광 등을 설치하면서 가공선을 남발했는데 이 또한 되돌려 달라”고 덧붙였다.
일방통행식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는 일부 단체장들에게는 한번쯤 되새겨 볼 만한 구리시의 숙의 민주주의 현장이다.
구리=김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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