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행정가 출신 공천’-민주 정당系 22년 공식/염태영 특례시장, 그 자리 도전 배수의 진

염태영 수원특례시장이 사퇴했다. 사퇴 이유가 더는 뉴스도 아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를 위해서다. 그 스스로도 숨기지 않는다. 지난 1월 기자들과의 신년 인사회에서 이미 공개했다. “여의도 기성 정치에 대한 불만과 반감이 많은데, 이런 국민의 실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 시장 사임에는 필요한 절차가 있다. 다 끝나는 15일, 사퇴서가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수원시장에 처음 당선됐다. 40대(만 49세) 젊은 시장이었다. 그 후 2014년, 2018년 계속 연임했다. 수원 최초의 3선 연임 시장이다. 세월을 따라 관록도 늘었다. 경기도시장군수회의 대표를 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장도 했다. 민주당 처음으로 현직 시장으로 최고위원에 도전해 당선되기도 했다. 그때마다 따라 다닌 세 평이 있다. ‘도지사로 가려는 것이다.’ 그게 이제 현실로 옮겨지는 듯 하다.

그는 여의도 정치 경험이 없다. 비빌만한 정치 세력이 없다. 유일한 후원 집단은 도민이다. 그 중에도 수원특례시민이 절대적이다. 본선에서는 든든한 우호 집단일 수 있다. 하지만 경선에서 어떨지는 알 수 없다. 중앙 정치 입김이 센 경선이다. 당심(黨心)인 당원 표밭이 크다. 이 구도가 깨진 선거가 2018년이었다. 민심을 가진 이재명 후보가 당심의 전해철 후보를 눌렀다. 염 시장도 그 때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겠나.

또 하나 흥미로운 통계가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의 특별한 역사다. 보수·민주계 정당의 공천이 다르다. 보수계 정당은 이인제 의원(1995, 신한국당), 손학규 의원(1998·2002,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2006·2010,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2014·2018, 새누리당)을 공천했다. 모두 현직 국회의원들이었다. 민선 초기부터 경기도는 중권(中權)이라 불렸다. 거기에 걸맞는 중진급 정치인들이 돌아가며 차지했다.

하지만 민주계는 달랐다. 중앙 혹은 지방의 행정가들을 선택했다. 1995년만 달랐다. 계파 갈등으로 이기택계 장경우 의원이 공천됐다. 그 후 민주계 정당 후보는 다 행정가였다. 임창렬(경제부총리), 진념(경제부총리), 진대제(정보통신부 장관), 김진표(경제부총리·교육부총리), 이재명(성남시장)이다. 2010년 야권 후보는 정치인 유시민씨였지만, 그때도 민주당이 냈다가 탈락한 단일화 후보는 김진표 전 부총리였다.

수원은 특례시다. 최대 지자체다. 시장 사퇴에 달릴 해석이 얼마나 많겠는가. 잘했다는 의견도 있다. 잘못했다는 의견도 있다. 제일 많은 건 가능성에 대한 논쟁이다. ‘도지사가 될 수 있을 것이냐’ 혹은 ‘될 수 없을 것이냐’는 술자리 화두다. 사퇴 평가를 도지사 선거 이후까지 유보할 수 밖에 없는 논쟁이다. 안 그래도 민선8기 경기도지사 선거는 중요하다. 염 시장의 전격 사퇴로 수원시민 118만에는 더 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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