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기관이 전하는 참담한 순간은 이랬다. 18일 오후 8시33분쯤 A군이 경기를 일으켰다. 수원시 장안구에 사는 생후 7개월 남자 아이다. 이미 지난 1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부모가 다급히 119에 신고했다. “아이가 눈 흰자를 보이며 경기를 일으킵니다.” 6분 만에 119가 도착했다. 신속한 출동이었다. 그런데 이 가족의 참담한 시간은 그때부터였다.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갈 곳이 없었다.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많아 병상이 없다.” 하나 같은 대답이었다. 알아 본 10곳이 다 그랬다. 결국 안산의 대학병원이 연결됐다. A군 집과 17㎞ 떨어진 곳이다. 이동을 시작했고 A군의 심장은 멎었다. 심폐소생술도 소용 없었다. 병원에 도착한 것은 9시17분, 아이는 DOA(도착 즉시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송이 시작된 지 38분만이었다. 병상을 찾아 가던 그 38분에 가족은 아이의 주검을 받아들었다.
그 주말이 지났다. 21일 중대본 회의가 열렸다. 여기서 전해철 장관이 말했다. “병상 가동률은 약 33% 수준으로 감소했다…누적 치명률도 0.36%까지 떨어진 가운데 유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은 약 0.18% 수준이다.” 병상 가동률과 치명률이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의료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정말 그런가. 정말 문제는 없는가. 그러면 왜 수원 아이는 안산에 가다 죽었을까.
정부는 늘 국민보다 위다. 온갖 자료를 쥐고 있다. 그래서 함부로 공격하기 버겁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창졸 간에 아이를 잃은 가족 입장, 그들과 같은 심정이 되고자 한다. 18일 전후, 수원시에 확진자가 유독 많았었다는 통계는 없다. 그런데 근처 병원들은 다 ‘병상 없다’고 했다. 방역 체계 잘못인가. 집단 진료 거부였나. 따져볼 일이지만, 분명한 건 그 아이가 갈 병상은 없었다. 그리고 죽었다.
치명률 장담도 어이 없다. 치명률 계산의 분모는 확진자 수다. 분자는 사망자 수다. 확진 후 사망으로 이어지는 데 걸리는 약 10일을 분모와 분자에 구분해 적용한다. 최근 확진자(분모)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몇 백명이 아니라 10만여명이 됐다. 분수 값(치명률)은 당연히 낮아졌다. 하지만 사망자 수는 폭증했다. 최근 1주일(14~20일) 사망자가 지난해 ‘위드 코로나’ 일주일(11월 1~7일)에 두 세 배 이른다.
A군의 장례식은 또 얼마나 비참했을까. 확진 사망자 장례식은 옮겨 적기에도 참담하다. 이런 참담한 사태를 책임지는 주무 장관이다. 그런 자리에 있는 사람이 어떻게 저런 막말을 하나. 병상수가 넉넉하다니. 그래서 수원 아기가 안산으로 가다가 죽었나. 치명률이 안정적이라니. 그래서 자고 나면 사망자 수백명 통계가 뿌려지나. 이런 게 국가이고 장관이라면 그런 국가와 장관은 있을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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