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시티 수원] 생활 속 스며든 ‘디자인 행정’...수원특례시 품격 높인다

수원특례시가 공공사업에 디자인 요소를 강화해 도시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특례시 출범과 함께 변경된 대표상징물(CI)을 비롯해 수원특례시에서 도입된 공공디자인은 각 사업 결과물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수원특례시 출범에 맞춰 공개된 수원시의 새로운 심볼.
수원특례시 출범에 맞춰 공개된 수원시의 새로운 심볼/수원특례시가 픽토그램 등을 활용해 디자인을 개선한 종량제봉투 홍보물

■새로운 미래를 여는 수원특례시 CI

시가 새로운 출발을 알린 지난달 13일, 역사적인 출범식 현장에서 수원시의 도시 정체성을 담은 대표상징물(CI)이 공개됐다.

CI는 수원의 핵심이자 상징인 수원화성을 모티브로 새로운 미래를 펼쳐갈 ‘미래의 창’을 형상화했다. 수원화성의 건축물 ‘서북공심돈’이 듬직하게 중심을 잡은 가운데 성곽을 의미하는 선형은 간결하면서 선명하게 이어진다.

CI가 변경된 것은 20여년만이다. 이전의 CI는 수원화성의 성곽 형태를 따라 역사와 문화 중심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형태로 지역 특징을 담았다.

이에 시는 새로운 도약을 목전에 둔 지난해부터 CI 변경을 준비해 왔다.

더욱이 새로운 CI는 시민과 공직자,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만든 결과물이다. 먼저 시가 CI 개발의 주축이 돼 수원만의 가치를 하나의 이미지에 담는 전 과정을 진행했다. 정조가 만든 개혁의 도시로 전통과 첨단이 공존하는 수도권 발전의 중심이자 사람 중심의 도시라는 키워드를 도출했다.

이를 토대로 전문가와 시민, 공직자를 대상으로 공청회와 온라인 설문을 벌여 기존 CI에 미래비전을 담은 개선안 3가지를 마련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시민 4천26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와 전문가들이 참여한 대표상징물추진위원회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CI가 최종안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9월 수원특례시 대표상징물 디자인 개선을 위한 시민공청회에서 시민과 전문가들이 함께 의견을 나누고 있다.
지난해 9월 수원특례시 대표상징물 디자인 개선을 위한 시민공청회에서 시민과 전문가들이 함께 의견을 나누고 있다.

■공공디자인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수원시

공공 건축물이나 사업에 디자인 요소를 활용해 완성도를 높인 사례는 CI 개발 이전에도 활발하게 진행돼 시의 도시 품격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수원시립미술관을 상징하는 MI(Museum Identity)가 대표적이다. 시가 수원시립미술관의 정체성 확립과 위상 제고를 위해 지난 2020년 말부터 통합브랜드 이미지를 개발한 것이다. 삼각형과 사각형, 원형을 연결해 만든 상징물은 ‘수원의 지역문화와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다채로운 문화예술의 빛을 발산하는 미술관’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해당 MI는 지난해 8월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의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에서 본상인 ‘WINNER(위너)’ 수상을 이끌어냈다.

공공디자인 개발은 다양한 분야에 도입되고 있다. 로데오거리 브랜드 콘텐츠, 환경컵 개발 등 수원시가 진행한 공공사업들에 디자인 요소를 더해 사업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와 함께 시는 공공디자인 고도화를 위해 기획 단계부터 민간 전문가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도시PD(Project Director)도 운영하고 있다. ‘수원시 도시디자인 활성화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현재 14명의 전문가가 도시PD로 선정돼 각종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건축 및 도시, 산업디자인, 시각 및 조경 분야의 전문가들이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공공사업에 자문을 하며 일관성 있게 끌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덕분에 사업은 시행착오를 줄여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게 된다.

수원시청 본관 벽면에 수원특례시를 상징하는 CI가 게시돼 있다.
수원시청 본관 벽면에 수원특례시를 상징하는 CI가 게시돼 있다

■시민의 삶으로 스며드는 디자인 행정

공공기관과 공공사업에 디자인을 활용한 행정은 도시 곳곳을 다채롭게 물들이며 시민의 삶으로 스며들고 있다.

지난달부터 시범 판매를 시작한 새로운 종량제봉투는 공공디자인 개선의 생활 속 효과를 보여준다. 수많은 관련 정보를 담은 글자들로 빽빽하게 덮여있던 기존의 종량제 봉투는 픽토그램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디자인으로 개선됐다. 소각용과 음식물, 재사용 등 분류별로 담지 말아야 할 쓰레기가 무엇인지 나타낸 그림문자가 분리배출을 더욱 용이하게 돕는다.

도시 미관의 핵심적인 요소인 옥외광고물 관리도 특별하게 진행된다. 옥외광고물에 빅데이터와 디지털을 결합해 낙후된 상권에 활력을 더하려는 ‘빅데이터 기반 디지털옥외광고 시범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시가 국비를 지원받아 수원문화재단 건물 벽면 등 총 7개소에 디지털 옥외광고물을 설치해 오는 8월까지 추진한다. 이 디지털 옥외광고물에는 남문로데오거리의 상가와 상품을 소개하는 광고, 교통, 날씨, 행사 일정 등 공공 정보들이 송출된다.

다채롭게 진행된 시의 디자인 행정 노력을 시민들이 체감하고, 확산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었다. 지난해 12월 수원시디자인대상을 주최해 디자인 자산 확보와 문화가치 창출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공간과 제품, 시각, 공예 등 4가지 부문에서 디자인의 특색을 살린 작품들이 출품된 가운데 첫 수원디자인대상 ‘르디투어’ 등 총 14개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는 수상작 전시회를 열어 창의적인 지역 디자인들을 시민들이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수원특례시 관계자는 “새로운 수원특례시 CI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전통과 미래를 연결하는 수원만의 정체성을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원특례시가 지난해 처음 개최한 수원시디자인대상 수상작들.
수원특례시가 지난해 처음 개최한 수원시디자인대상 수상작들

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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