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 정치권, 대선후보 눈치보다 지역민심부터 살펴라

제20대 대통령선거에 나선 여야의 대선 후보들이 인천 표심 잡기에 총력전이다.

인천은 역대 주요 선거에서 전국 표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온 만큼 후보들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다. 후보 마다 대권을 잡겠다며 인천을 찾아 표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국 표심의 바로미터인 인천을 교두보 삼아 대선 승리로 가겠다는 뜻일 터이다.

하지만 인천 민심은 지역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해 쓰여야 한다. 인천 민심을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 대상으로 삼거나, 세몰이를 통해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면 착각이다.

후보들이 인천의 민심을 원한다면 공략과 세몰이 대상이 아닌, 존중과 진정어린 자세로 다가와 함께 호흡해야 한다. 그 중간 역할과 책임은 대선 후보보다 지역 정치권이 맡아야 한다. 지역의 각 정당들이 인천 민심을 바로 살피고, 필요한 현안을 찾아 대선 공약에 담아내고 실현하도록 해야 한다.

물론 각 정당과 대선후보마다 인천을 찾아 수도권 매립지 사용 종료,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등 표심에 민감한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외친다.

하지만 포장만 있을 뿐 실현을 위한 알맹이가 없다. 수도권매립지 2025년 종료를 위한 선결 조건인 서울시과 경기도의 입장 정리와 쓰레기처리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이 없다. 인천보다 인구가 많은 서울과 경기의 표심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의 생색내기 수준이다. 공약 대부분이 이런 식이다.

지역 정치권이 구체적인 현안 해결 방안이 대선 공약에 담기도록 강력하게 요구하지 못한 채 대선 캠프의 눈치만 살핀 결과다.

지역 정치권은 대선의 지역별 성적표가 6월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물론 다음 총선 공천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하에 ‘자기살기 셈법’에만 빠져있다. 이순신 장군의 명언인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 중, 생즉사(요행히 살기를 바라면 죽는다)를 택한 꼴이다.

지역 정치권은 당장 공천권을 가진 대선후보가 우선 같지만 지방선거, 총선의 최종 선택권은 모두 시민의 몫이다. 대선 후보들이 앞다퉈 지역 현안을 공약으로 쏟아내나 실현 방안이 없고, 여야 구분 없이 해결에 한 목소리니 다툴 일 없어 보이나 믿음이 와 닿지 않는다.

지역 정치권이 당장 급한 공천권에만 공을 들이고 시민과의 소통과 호흡을 뒤로 한다면 대선은 물론 다음 선거에서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현명한 인천 시민이 이를 모를리 없고, 그 책임은 당장 대선과 지방선거를 통해 물을 것이니 말이다.

지역 민심부터 제대로 살피고, 민심과 천심간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지역 정치권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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