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22일 99명 사망한 데 이어 23일에는 82명 사망했다. 위중증 환자 증가에 따라 사망자 수가 늘고 있다. 최근 영유아 사망도 여러건 발생했다. 수원에서만 2건이다. 권선구에서 재택치료를 받던 생후 4개월 남아가 심정지로 22일 숨졌다. 지난 18일에는 장안구에서 7개월된 남아가 수용 거절로 병원 11곳을 돌다 이송 중 사망했다. 지금까지 0∼9세 사망자는 모두 5명이다. 가족간 감염이 크게 늘고 영유아 사망자도 늘어나자 부모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여전히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고 있다. 2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7만16명 늘어 누적 249만9천188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수가 세계 2위 수준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아직 오미크론 대유행의 정점이 오지 않았고, 정확하게 언제 정점에 이를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많은 국민들이 자신도 언제 감염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있다. 목을 조여오는 느낌이라고 한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 정부는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계절독감’ 전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현 상황이 코로나19의 ‘출구’일 수 있다고 공식 언급했다. 엄청난 확산세에도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높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 완화 방침도 시사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확진자 수만 가지고 두려움이나 공포감을 가질 이유가 전혀 없다”며 “우리는 오미크론에 능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잘 갖춰뒀다”고 말했다. “위중증률과 사망률을 더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정책도 큰 틀에서 개편해 나갈 예정”이라고도 했다.
이번 유행의 정점이 지나면 코로나를 풍토병처럼 관리해 일상회복을 추진할 것이라는 메시지다. 하지만 국민의 불안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확진자는 위중증이 아니면 재택치료를 해야 하는데, 적절한 안내나 도움없이 각자 알아서 ‘셀프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치료라기보다 대책 없는 자가격리, 재택방치 수준이다. 그 숫자가 50만명을 넘는다.
감염 폭발에 위중증환자가 급증하는데 정부는 ‘출구 초입’이라고 한다. 의료 역량에 대한 불안감과 자영업자의 불만을 달래야 하는 고충을 이해하지만, 섣부른 낙관론이다. 방역완화 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무리다. 새 변이의 출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행이 본격 확산하는 현 시점에서 정부는 신중해야 한다. 확진자 급증으로 의료나 치안·소방·수송·교육 등의 사회 필수기능이 마비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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