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보육정책의 방향

보육서비스 부문 중 행정적인 측면을 간과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행정의 막힘은 보육서비스 질 초래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우선 보육행정을 간소화하자. 보육료를 비롯해 재무회계, 수업, 환경 등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이런 규정과 규칙들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그 기준을 너무 높여 놓고 준수하라는 것은 심한 규제라고 할 수 있다.

매년 바뀌는 정책에 따른 교육(회계 재무교육, 평가인증교육, 누리과정교육 등)이나, 평가제를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과 재정을 소비하고 있다. 특히, 평가제를 위한 서류(대장, 일지, 문서 등)는 수십 종류가 된다. 원아관리에서 원아 1명에 관한 서류가 10여 종류가 되고, 이것을 정리하고 처리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어 보육지원 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온다. 행정에 대한 서류들을 간소화하고, 보육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시행하도록 해야 한다. 필요한 것은 보완 및 통합하고, 불필요한 서류는 과감히 삭제하여 행정업무를 감소시키자.

지도점검 방법을 개선하자. 지도점검의 목적은 보육법령 및 사업지침을 준수하도록 지도하고, 어린이집의 고충 해소를 위해 상담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어린이집 지도감독은 공무원과 어린이집이 ‘갑과 을’의 관계로 시행되고 있어 영유아보육법을 준수해 원을 운영하면서도 마치 죄를 지은 사람처럼 감독과 감사를 받고 있다. 규제와 감독보다는 어린이집 스스로 자율적으로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지도해야 한다. 물론 규정에 대한 고의적 위반에 대하여는 법적 제제가 따라야 한다. 점검을 통해 문제가 있는 어린이집은 컨설팅하고,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각종 점검지표의 통일성을 기하자. 현행 어린이집은 평가제, 열린어린이집, 시 구청의 지도점검, 부모모니터링 등 많은 지도와 점검을 받는다. 그러나 같은 어린이집 운영에서도 모든 점검의 지표가 여러 부분 다르다. 이는 현장에서의 시간낭비와 아이돌봄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 이를 통일해야 한다.

보육담당 공무원을 전문직으로 채용하자. 보육담당 공무원은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보육담당 공무원의 약간 명을 어린이집 교직원 중에서 요건에 맞는 사람을 채용하여 보육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현장에 맞는 행정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보육정책위원회 운영을 개선하자. 보육정책위원회 위원 구성에 어린이집 대표의 수를 증원하도록 하고, 그 기능을 강화하여 실제적 위원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위원 중 어린이집 운영자는 2명뿐이다. 이는 현장의 소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위원회가 되고 있다. 정책을 건의하고 심의하는 위원회가 되도록 개선해야 한다.

직장어린이집 위탁기간을 통일하고 특색을 확립하자. 직장어린이집의 위탁기간은 3년, 5년 등으로 다르다. 국공립과 동일하게 5년으로 통일하여 운영의 안정성을 보장해야 한다. 직장어린이집은 국공립도 아니고 민간도 아닌 상태이다. 지도점검 시 정부지원 시설인지 개인시설 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보육사업의 발전과 문제해결은 민 관 학의 계속된 정책개발과 예산편성 특히, 정책 입안자들의 우선순위 정함에 있다.

이만수 협성대학교 특임교수·(사)한국보육교사교육연합회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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