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는 역대 가장 근소한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여야 뿐만 아니라 선거 전문가와 정치 평론가들도 매우 특이한 결과로 인식하면서 해석은 각기 다양하다. 투표로 나타난 국민의 의사를 정치적 이해관계로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면서 합리화하기도 한다. 투표 결과로 승자와 패자가 나눠진 상황에서 여야의 뚜렷한 평가가 갈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전국의 총집계와 달리 지역과 나이, 성별 등의 세부적인 차이를 살펴보면 많은 해석의 유의점과 더불어 중요한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인천을 중심으로 좁혀보면 이번 대선의 결과는 매우 의미 있는 점을 찾아볼 수 있다. 13대 대통령선거 이래 인천은 전국 승패의 ‘족집게 지역’의 역할을 해왔다. 대선 직선제 도입 이후 지난 19대 대선까지 모두 인천의 승리와 전국의 승리가 일치했고 득표율도 매우 흡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반대로 최종 승자가 인천에서는 패해 대선 족집게 징크스가 깨진 결과가 나왔다. 인천지역의 민심은 전국의 민심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지역에서는 유의해 살펴볼 부분이다.
인천의 결과를 유의하게 살펴보며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서 이번 대선의 특성을 함께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 정국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주 관심사는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 및 가족 문제로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라는 혹평이 지배적이었다. 미래 비전과 정책에 대한 논쟁보다는 네거티브에 집중해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무엇보다도 페미니스트, 20·30세대 및 이대남과 이대녀라는 용어를 동원하면서 노골적으로 편 가르기에 앞장섰다. 선거 결과에서도 20·30세대에서 성별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면서 심각한 과제로 대두됐다.
세대 및 젠더 이슈와 더불어 수도권에서 서울과 인천, 경기의 선거 결과 차이를 통해 민심을 신중하게 이해해야 한다. 선거 이후 승리에 도취한 일부 행보는 후진성 정치이다. 지역의 민심을 세세히 다시 한번 살펴보고 못 챙긴 부분이 무엇인지를 살피고 반대편을 아우르는 것이 우선이다. 지역의 선거본부 관계자들과 지지자들이 앞다퉈 자기 공헌을 내세우고 전리품을 챙기려는 구태는 벗어나야 한다. 특히 다가오는 지방선거도 승리를 장담하는 듯 자만을 보이며 언론 등을 통해서 자가발전으로 후보직을 선점하려는 과잉 경쟁은 민심과는 거리가 멀다.
민심은 선거 후의 잔재를 말끔히 치우고 통합의 실천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 당에서 부착한 길거리 선거 홍보 플래카드 등과 같은 각종 선거 홍보물을 깨끗이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당선과 낙선에 대한 고마움과 위로를 진솔하게 시민이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자 메시지나 플래카드로 대신하는 형식적인 인사로 그치는 것은 반복하는 행태다. 화합과 통합을 위한 갈등의 치유가 최우선이다. 그리고 구체적인 통합의 실천은 지역공약의 차질 없는 이행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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