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윤석열 당선인에 바란다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34살 청년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 꼭 전하고픈 이야기가 있다.

부디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행정 효율화를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현행 증빙서류 대부분은 민원인이 관공서에서 발급받아 관공서로 제출한다. 즉 오른손에서 발급받아 왼손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데이터 연동해서 동의 버튼만 눌러도 되는 일이다. 서버 몇백 대면 충분한 일을 전 국민과 공무원이 나서서 하고 있다는 것은 비효율의 극치이자 분통 터지는 일이다. 이러한 행정의 억압에서 국민을 해방하는 일이 첫째가는 복지이고 국가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바위를 왼쪽으로 옮겼다가 오른쪽으로 옮기는 일을 반복하는 소모적인 정책 말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생산성 있는 정책이 보고 싶다. 평생 실업(實業)에 종사해 본 일 없이 구름 잡는 얘기만 하면서 살아온 사람의 말과 글은 일견 논리적이지만 어딘지 공허하다. 이러한 어설픈 지식인들은 올바른 현실 인식 없이 이상론만 주입한다. 그리고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에 빠져 분노하는 사람들을 남모르게 착취한다. 책임지고 헌신한 이들이 가져야 할 존경을 도둑맞게 되면, 기업가정신은 위축될 것이고 누구도 공동체의 번영을 위해 헌신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의 대한민국에서는 착한 얼굴을 하고 아무 변화도 만들지 못하는 ‘가짜 영웅’이 아니라, 흙탕물을 뒤집어쓰고 일자리를 만들어 월급을 줘보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진짜’ 기업가들의 도전이 존중받았으면 한다.

끝으로, 코로나19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들에게 사회안전망을 제공해야 한다. 약자에게만 사회적 책임을 미루고 희생양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주변의 작은 가게 사장님들은 노동시장의 강자가 아니라 또 다른 사회적 약자다. 우리 사회는 이들의 파산과 생명에 실질적인 안전장치를 준비해야 한다. 국가가 절망하는 구성원들을 외면하고 방치한다면 우리 공동체의 신뢰는 반드시 무너질 것이다. 다시 오는 봄 이맘때에는 골목마다 웃음이 피어나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한다.

민재명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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