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정점은 어디일까?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며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60만명대까지 급증했다. 1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2만1천328명 늘어 누적 825만592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도 대폭 증가해 429명이나 됐다. 그동안 하루 100∼200명대였던 사망자가 400명 넘은 것은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다. 누적 사망자는 1만1천481명, 누적 치명률은 0.14%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재택치료자 수(192만5천759명)도 200만명대에 가까워졌다. 우리나라 신규 확진자 수는 세계 1위다.
전 세계 신규 확진자 4명 가운데 1명 정도가 한국에서 나올 정도다. 정부가 자랑하던 ‘K방역’이 무너진게 아닌가 싶다.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막강해 감염 확산 우려가 큰데 생계를 비롯한 여러 이유로 검사를 회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자가검사키트 양성 판정에도 보건소·병원 검사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상당수다. 의심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않는 등 ‘검사 무용론’까지 제기돼 방역심리 붕괴가 우려된다.
유행이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았고, 확진자는 물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급증하는 추세인데 정부는 방역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곧 정점이 지나가고, 머지않아 회복의 시간이 올 것”이라며 거리두기 완화를 시사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코로나19를 법정 감염병 분류체계 중 최고 등급인 ‘1급 감염병’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감기나 독감처럼 코로나19를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오는 21일부터 적용할 새로운 거리두기 조치를 18일 발표한다.
거리두기를 완전히 풀면 안 된다는 전문가 의견이 많지만 완화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들은 확산세의 끝을 몰라 불안해하는데 정부는 방역 태세를 낮춰도 좋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방역완화 조치는 정점을 지난 뒤에 시작해도 늦지 않다.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방역에 손을 놓겠다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확진자 급증세는 정부 예측을 벗어나 폭증하고 있다. 예측이 번번이 빗나가면서 정책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검사체계를 바꿔 의료체계 혼란까지 빚어놓고 방역기준만 낮추려는 당국의 처사를 이해하기 어렵다. 여전히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하고,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 의료 여력도 불안하다.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전문가 의견을 귀담아 듣고 느슨해진 방역망을 다잡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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