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첫 직선 교육감 선거부터 그랬다. 보수성향 교육감이 출마했다가 진보 후보에 패했다. 표 분석 결과 보수 진영의 분산이 직격이었다. 이후 보수에는 분열이 상례가 됐다. 일부 ‘직업적 출마꾼’까지 등장해 분열을 조장했다. 정당 표시 없는 교육감 선거의 특징이다. 정치적 색깔이 표현되지 않는 선거 특성상 단일화는 특정 진영 승리의 결정적 변수였다. 그랬는데 이번에는 보수가 단일화에 앞서는 느낌이다.
전 청와대 실장이었던 임태희 전 한경대 총장의 출마가 확실하다. 아직 출마 선언은 없었으나 최근 수원 모처에 사무실을 연 것으로 확인된다. 보수 진영 후보 군에는 임 전 총장 이외에도 전 교육부 장관 이주호, 전 교육위원 강모씨 등이 거론된다. 이 장관은 MB 정부에서 청와대 실장과 교육부 장관의 인연이 있다. 단일화 땐 한 쪽의 양보가 있지 않겠냐는 전망이 많다. 대체적으로 보수 후보 단일화를 기정사실로 보는 여론이 많다. 보수에는 긍정적인 예다.
그런데 이번엔 진보 단일화가 관심이다. 사실 2018년 선거부터 나타났던 조짐이다. 당시 이재정 교육감과 전교조 등이 불편한 관계로 틀어지면서 갈증이 시작됐다. 이재정 후보가 나섰을 때 같은 진보 진영에서는 송주명 교수가 출마했다. 그 선거에서 학습 받은 우려로 이번에는 진보 측이 일찍 서둘렀다. ‘경기도 교육감 민주진보 단일후보를 위한 준비 모임’이 결성된 배경으로 보인다. 그랬던 진보 진영 단일화가 이재정 교육감 불출마로 확 정리되는 듯 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교육감 후보 단일화 논란은 옳은 짓이 아니다. 초등생 반장 선거가 흉내 내선 안 될 협잡이다. 옳지 않은 뒷 말이 많다. 과거 어느 해 선거 때 일이다. 특정 진영의 단일화 협상이 있었다. 사퇴를 요구 받는 쪽에서 조건을 냈다. 선거 비용 보전 요구다. 기자들 사이에 소문이 돌았다. 수십억원이라 했다. 협상은 결렬됐고, 반대 진영이 이겼다. 기자들이 그때 제도의 문제를 말했다. 그랬던 그 제도가 지금도 그대로다. 언젠가는 바뀌어야 할 듯 하다.
각 진영, 또는 캠프와는 맞지 않은 주장일 수 있다. 각자의 유불리와 연결해 풀면 더 불평이 더 커질 수 있다. 그럼에도 얘기해 놓고 가야 할 바람은 있다. 어차피 교육의 현실이 진보와 보수로 쪼개졌다. 유권자에 진보 교육과 보수 교육을 분명히 가를 수 있는 선택 기회를 주는 게 차라리 정직한 것 아닐까 싶다. 2022년 경기도 교육감 선거가 모처럼 그런 구도로 가고 있다면, 이건 유권자에 결코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어떤 선거보다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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