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이 초등학교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오후 7시까지 연장했지만, 정작 학부모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학부모 대부분이 돌봄교실 프로그램이 부실한 탓에 태권도·피아노 학원 등 ‘사교육 뺑뺑이’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이 돌봄교실 프로그램 내실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4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역 내 학교 261곳은 올해부터 맞벌이 가정의 돌봄공백을 해결하려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오후 5시에서 오후 7시로 늘려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시교육청의 연장형 돌봄교실 신청률은 매우 저조한 상태다. 시교육청은 올해 신청률이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시교육청이 연장형 돌봄교실을 시범 운영한 결과, 돌봄교실 이용아동 1만2천969명 중 1만2천469명(96%)이 연장형 돌봄교실을 이용하지 않았다.
시교육청은 돌봄교실 이용 아동들이 모두 맞벌이 가정인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학생들이 오후 4시부터 부모의 퇴근 전까지 돌봄 공백 시간에 피아노와 태권도 학원과 같은 사교육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연장형 돌봄교실에 대한 수요가 낮은 것은 프로그램이 부실한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부분 학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외부강사 수업을 멈춘데다 학생 간 놀이 활동도 없어 대부분 독서와 색칠공부, 영상시청 등의 프로그램만 운영 중이다.
학부모 A씨(34)는 “아이가 연장형 돌봄교실을 지루하다고 해 월급이 줄어도 단축근무를 하고 있다”며 “사교육비가 부담되더라도 학원 뺑뺑이로 공백을 채운다”고 했다.
시교육청은 올해 돌봄교실 관련 프로그램 내실화를 위해 2억5천여만원을 들여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초등돌봄전담사 연수'등을 할 계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돌봄교실 프로그램 내실화를 위한 전담팀을 만들어 지원할 방법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김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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