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함께 음악으로 돌아오다’…투개월 도대윤

<다시, 봄> 녹음을 하고 있는 도대윤
'다시, 봄' 녹음을 하고 있는 도대윤

남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하루를 살았지만 항상 허전함을 느꼈다. 거리로 나가 노래를 부를 때, 관객들이 음악을 들어줄 때 행복을 느꼈지만 쉽게 음악을 다시 시작할 수 없었다. 조울증 진단으로 관계의 어려움을 느끼고 다시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음악을 기억하고 기다리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에 다시 용기를 내 8년 만에 한국행 비행기 표를 끊었다. 29일 개인 앨범 <다시, 봄>으로 돌아온 투개월의 도대윤(30)의 이야기다.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의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두렵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지만 설렌다”며 말문을 열었다. 여전히 20대 같은 앳된 얼굴이었지만 이제 막 서른에 접어든 단단한 청년의 각오가 묻어났다. 그는 지난 2011년 ‘슈퍼스타K3’로 얼굴을 알린 뒤 2012년부터 ‘투개월’로 본격 활동을 했으나 곧장 미국으로 떠났다. 음악은 좋았지만 한순간에 떠오르는 스타로 주목을 받는 것은 낯설었다.

음악을 잠시 놓고 학업에 다시 몰두하며 식당 아르바이트부터 전자기기 테스트까지 안 해본 일이 없었다. 하지만 늘 허전했다. “의외로 음악 이외의 일들이 적성에 맞지 않더라고요. 혼자 집에서, 거리로 나가서, 작은 무대에 올라 재즈, 펑크 등 다양한 음악을 시도할 때가 가장 행복했어요.”

가수 도대윤
가수 도대윤

그가 한국으로 돌아와 음악을 다시 하기까지 꼬박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다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앞에 나서기까지 수많은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꾸준히 ‘도대윤의 음악’을 기억하는 이들이 있었기에 큰 결심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면 아무것도 혼자 해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음악은 나에게 큰 도전이자 시험”이라고 말했다.

도대윤의 첫 홀로서기 앨범 <다시, 봄>은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그는 “봄이 다시 오듯, 나도 다시 돌아왔다. 새로운 시작을 하는 나를 다시 봐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불렀다”며 “모두가 편하게 듣고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인 만큼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꾸밈없이 노래한다”는 도대윤은 어려운 기교 없이 자신의 톤과 색을 유지한다. 그래서일까 노래를 듣는 이도 따라 부르는 이도 자연스럽게 기분이 좋아지게 만든다. 이러한 그가 힘든 시간을 버티고 온 만큼 목표 또한 남달랐다. “오랫동안 즐겁게 음악을 하고 싶어요. 저와 같이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그들에게 힘이 되는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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