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같은 고등학교 선후배 염태영 안민석/둘의 지지율 합치면 김동연에 앞선다

범 진보진영의 경기도지사 후보 면면이 나름대로 가닥을 잡아간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안민석, 조정식 국회의원과 염태영 전 수원특례시장이 출마해 있다. 진보당에서는 송영주 전 경기도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구 새로운물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합당 이후 출마를 선언했다. 각자 이해 관계에 따른 신경전이 물밑에서 치열하다. 경선의 방식을 두고도 각기 다른 셈법에 기초해 설전을 벌이는 중이다. 하지만 출사표를 던진 후보군 자체는 정리된 느낌이다. 상대인 보수 진영의 후보군이 여전히 유동적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여론조사를 기초로 다양한 전략적 분석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은 인천경기기자협회다. 조원씨앤아이가 조사한 것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자세한 내용이 나와 있다. 주목할 것을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된 진보 진영이다. 김 전 부총리가 24.1%를 얻으며 가장 앞서 간다. 나머지 후보들과 오차 범위 밖의 여유 있는 선두다. 올초부터 계속 선두를 지켜오던 안 의원이 16.0%로 2위다. 이와 불과 0.3%p 차이인 15.7%를 기록한 염 전 시장이 3위다. 그 뒤를 조 의원 4.5%, 송 전 의원 2.4%가 잇는다. 김 전 부총리로서는 출마 선언 이후 첫 번째 여론조사에서 2위군과 격차를 둔 1위를 기록하며 몸값을 증명했다. 이대로 가면 그가 민주당 후보다.

여기서 아주 흥미로운 추론이 있다. 그 출발은 올 경기지사 선거의 특수성이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은 보궐 선거를 치른 지 1년 남짓이다. 당시 두 곳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큰 표 차이로 당선됐다. 올해도 비슷한 추이일 것으로 여론조사 기관은 분석하고 있다. 반면, 경기도지사 선거는 한 치 앞을 보기 어려운 구도다.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5%p 이상 이긴 유일한 대도심이다. 민주당 텃밭이라는 표심과 윤석열 시대에 대한 기대라는 표심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일단 현재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이 10% 바깥의 우위다.

이렇게 관심이 큰 만큼 과거 경기지사 선거에 예가 없던 후보 간 합종연횡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런 예측에 특히 구미를 더하게 하는 상황이 있다. 2, 3위를 점하고 있는 안민석 염태영 후보간의 인연이다. 수원의 명문고인 수성고등학교 동문이다. 염 전 시장이 22기, 안 의원이 25기다. 각 수원시장 3선과 오산 국회의원 5선을 하며 수성고를 대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둘의 지지율을 합치면 31.7%로 김 전 부총리의 24.1%를 크게 앞선다. 동문과 지역을 중심으로 후보 단일화를 권하는 얘기가 나올법한 여건이다. 이재명과 당내 역학 관계로 볼 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래도 ‘이 집 아들’, ‘저 집 딸’로 통하는 지방 선거의 특성상 ‘둘이 합치라’는 순박한 강권은 상당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것도 다 지방 선거만의 정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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