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경기교육] 사회가 함께 해결할 복지

지난달 초에 같은 날 다른 두 지역에서 발달 장애아를 키우던 어머니가 자녀의 생명을 앗아가는 사건이 발생해 우리 사회에 큰 충격과 슬픔을 줬다. 코로나19 사태가 3년 차에 접어들면서 이런 일들이 1년 사이에 16건이 일어나게 됐다. 발달장애로 힘겨워하는 가족과 그들을 위해 사회와 함께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됐다.

중증 발달 장애아는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학교, 복지관, 치료센터로 방문 횟수, 외출 수가 줄어들며 생활 방식을 잃었다.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체중 증가는 물론이고 난폭한 행동, 소리 지르기 등 심각한 퇴행을 보였다. 자녀에게 24시간 눈을 떼지 못하고 돌봄을 해야 하는 가족들은 경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돌봄 부담과 스트레스가 커지고 있다. 사회가 같이 부담해야 할 일을 국민 개인에게 과도하게 떠맡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이에 장애 가정 맞춤 지원 체계의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이 가운데 중증 발달 장애 돌봄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눈을 잠시도 뗄 수 없는 상황에서 혼자 두고 일터로 나가는 일은 꿈도 꿀 수 없다.

특히 한 부모 가정은 더더욱 그렇다. 이러한 악조건에 있는 중증 발달 장애아부터 24시간 지원체제를 도입해 한 부모 가정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경제적 고통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서진 학교와 같은 특수학교는 특정 지역에만 국한돼 있는데, 모든 지역에 추가로 설립돼야 할 것이다. 단순히 교육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알맞은 체육활동과 심리상태를 돌보아주는 전문적인 시스템까지 갖춘 학교가 아직도 많이 필요하다. 장애아와 비장애아 통합 교육도 물론 필요하지만, 장애도에 따라 전문학교가 여러 곳에 설립돼야 한다 생각한다. 교육은 물론이고 각자에게 맞는 체육치료, 언어치료, 미술치료 등 심리치료까지 받을 수 있는 통합 시스템 학교가 있어야 한다. 교육과 안전한 돌봄 시스템이 있어 안심하고 저녁까지 믿고 맡길 곳이 생긴다면 한 부모 가정의 부모도 직업을 갖고 경제생활도 하고, 돌봄의 스트레스를 덜어내는 데 작게나마 도움이 되지는 않을까 생각한다.

또 중증 발달 장애인이 성인이 되면 나이는 성인이지만, 정신 연령이 아직도 어린아이와 같아서 이와 이어지는 평생 학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교도 못 가고 오로지 집안에서 부모와 함께하면 더 고립된 생활을 하며 퇴행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맞춤 학교가 없다면 학교를 졸업한 이후의 세월 동안은 부모들이 모두 떠맡고 있어야 하므로 그 가족들의 고통도 덜어 줘야 한다.

우리 사회는 장애 가족에게만 돌봄의 책임을 떠맡기기보다는 활동 보조사나 맞춤 지원체제를 더 확대해야 할 것이며 특수 통합 시스템 전문학교와 중증 발달 장애 성인 평생학교를 만들어 중증 장애인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들까지도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반드시 지원해야 한다. 이 가족들이 고통받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고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는, 복지가 잘 이뤄진 세상이 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유준선 시흥 능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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