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표심에는 분명한 구획이 있다. 남북 간 표심이 다르고, 동서 간 표심이 다르다. 가까이는 3월 대선의 득표 현황이 그랬다. 경기 동서간 표심이 극명히 갈렸다. 동부인 연천, 포천, 가평, 양평, 여주, 이천, 광주에서 모두 윤석열 후보가 이겼다. 나머지 서부 지역은 모두 이재명 후보가 이겼다. 지도 위 색인이 ‘좌청우홍(左靑右紅)’으로 명확히 대조된다. 과천 한 곳만 푸른색 가운데 홀로 붉은 색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 구획은 남북도 마찬가지다.
과거 한 때 경기 북부는 보수적 표심을 유지했다. 접경지역이라는 환경에서 오는 안보 표심이었다. 하지만 10여년 전부터 이런 기준이 의미를 잃었다. 남북 관계와 안보를 보는 인식이 다양해졌다. 대신 삶의 질 자체에 대한 목소리가 담기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북부만의 자치 의식이 비교할 수 없이 커졌다. 고양, 파주 등 신도시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경기 북부 10개 시 인구도 이제 330만명을 넘는다. 서울, 경기(남부), 부산, 경남에 이어 인구 5위다.
선거에 미치는 비중도 그만큼 커졌다. 북부 유권자만의 욕구가 분명해졌다. 상징적으로 분도(分道)가 있다. 1992년 대선(大選)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 오래된 논의가 근래 들어 본격적으로 커졌다. 특히 2017년은 중요한 분수령이었다. 북부 지역 주민의 바램이 가시적 실체를 갖추기 시작했다. 경기북부의장협의회와 함께 동두천·포천·의정부·남양주시의회가 결의안을 채택했다. 국회에서는 법안도 만들어져 상임위까지 갔다. 그리고 맞는 도지사 선거다.
경기도지사 선거 자체의 비중이 크다. 서울시장, 부산시장 선거 관심보다 위에 있다. ‘2022 지방 선거가 곧 경기도지사 선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름 거물이란 명함을 앞세운 후보군이 북적인다. 의욕 가득한 출사표를 낭독한다. 그런데 국회 아니면 경기남부다. 행보에서도 경기북부는 빠져 있다. 경기북부를 향한 약속도 들리지 않는다. 무려 330만이나 되는 거대 표밭이고, 남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북부인데도 이런다. 어제야 들린 소식이 이거다.
염태영 예비 후보가 어제 양주를 찾았다. 북부 지역 언론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북부를 위한 지원책을 말했다. 경기 북부 공공의료원, 한방 의료원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GTX-C 사업, SRT 운행을 조기 추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수원특례시에서 세 번의 시장을 했던 그다. 경기도 시장군수협의회장도 했다. 경기도스런 행보라고 평한다. 염 후보를 추켜 세우려 함이 아니다. 눈길 안주는 후보들에 경고하려는 것이다. 북부가 안 찍을 텐데 그래도 이길 수 있겠나.
경선, 그리고 본선. 다 떠나서 이건 기본 도리다.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가져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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