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만개한 봄이다. 긴 겨울과도 같았던 코로나19 터널 끝 맞이한 봄은 더욱 반갑다. 창밖 흩날리는 벚꽃을 배경으로 봄과 관련된 영화들을 감상하며 감성을 충전시켜보는 건 어떨까.
우리나라에서 봄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는 2004년 개봉한 로맨스물 <꽃피는 봄이 오면>이다. 제25회 청룡영화상에서 음악상을 받았던 잔잔하고 희망찬 명곡들이 잇따라 펼쳐진다. 이 영화는 트럼펫 연주자 '현우'가 강원도 도계 중학교 관악부 임시 교사로 부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낡은 악기, 찢어진 악보, 색바랜 트로피와 상장이 초라한 관악부를 데리고 올해 전국대회에서 우승해야 하는데, 현우도 학생도 마음 속 여건이 마땅치 않다. 그러다 서서히 아이들 마음에 음악이라는 봄이 싹 트기 시작하면서 점점 현우의 마음에도 따뜻한 봄기운이 차오른다. 요즈음 같은 날, 따스한 차 한잔을 마시며 시청하기 제격인 영화다.
일본 작품 중에선 고등학생 남녀의 슬픈 사랑을 다룬 청춘 성장 애니메이션 <너의 췌장을 먹고 싶다>(2018)가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선 특이한 제목으로 한 번, 가슴 아픈 로맨스로 두 번 화제를 불렀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교내 최고 미녀 '사쿠라'와 눈에 잘 띄지 않는 학생 '하루키'의 관계를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표현해 큰 사랑을 받았다.
끝으로는 타비 바르티아 감독의 핀란드 영화 <잃어버린 요트를 찾아서>(2021)다. 최근 열흘 간 봄 영화들을 총망라해 축제를 열었던 제7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한 작품이다. 주인공 '페르차'는 부모님의 금전 문제로 친구 '킬루'와 헤어질 위기를 맞게 된다. 고민하던 두 소년은 은행과 보석상에 강도가 들었다는 말을 듣고, 도둑맞은 물건과 돈을 찾아주는 대신 상금을 받자는 목표를 세운다. 모험을 떠난 두 소년은 보트와 비행기, 잠수함 등에 오른다. 봄날의 우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해맑은 소년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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