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대 대통령, 초심대로 국민만 보기를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곧 당선자의 취임을 앞두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선자에 대한 기대 점수가 역대 대통령보다 낮은 50% 내외로 나타났다. 최악의 비호감 대선으로 상대가 싫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선거 결과를 반영한 듯하다. 투표결과 0.73%라는 극소한 차이로 승패가 갈렸기 때문에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의 마음에는 아직도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어 흔쾌히 지지를 보내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선거 이전보다 국민의 호감을 사지 못하는 당선자의 행보가 더 큰 문제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선거 이후 당선자에게는 일정 기간 ‘허니문’이라는 일종의 지지도 프리미엄이 있다. 치열한 선거 과정을 잊어버리고 새로운 대통령으로서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 줄 것을 기대하면서 지지를 보내기 때문이다. 또한, 산재한 국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국민의 역량을 모으고 강력하게 혁신을 도모하기를 응원하면서 지지한다. 정권교체를 통한 혁신과 변화를 통해 국가의 위상을 높이며 국민적 통합을 기대하는 지지도 많다.

그러나 역대 가장 파격적이라는 이번 당선자의 독특한 첫 행보는 집무실 이전이다.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를 내세우며 정권교체에 성공한 당선자의 최우선과제로 제시함으로써 온 국민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국민의 여론 수렴도 거치지 않은 것은 물론 입지선정에 대한 행정절차도 생략하고 진행했다.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이전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제왕적 명령에 따라 서두르는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이전 지역인 국방부 청사와 용산공원에 대한 충분한 실무적인 검토도 없는 무리한 강행이라는 지적도 많다.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주저하게 하는 절정의 파격적인 행보는 내각 구성을 위한 장관 후보자 지명이다. 선거기간 내내 현 정부와 집권당을 ‘내로남불’과 ‘편 가르기’라는 프레임으로 공격하고 대통합을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기 사람과 특정 지역 출신을 대거 지명하고 심지어 40년 지기 친구와 최측근 검사를 파격적으로 지명했다. 전문성만 중시하고 다른 것들은 일제 고려하지 않는다는 인사원칙이 무색한 결과다. 지명된 일부 후보에 대해서는 연일 의혹이 이어져 ‘내로남불’을 방불케 하고 있어 실망을 주기에 충분하다.

당선자가 구호처럼 강조하는 공정과 상식에 바탕을 둔 국정을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국민 대통합을 이루기를 바란다. 제왕적 대통령의 리더십이 아니라 국민을 섬기는 낮은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승리에 취한 일방적인 행보는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우리 국민은 큰 기대를 하고 부담을 주지 않는다. 당선자는 초심을 잃지 말고 국민만 바라보는 대통령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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