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이후 진입장벽이 높은 귀족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했던 테니스를 향한 MZ 세대의 관심이 뜨겁다. 테니스 입문자를 가리키는 의미의 ‘테린이(테니스+어린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는 ▲낮은 신체 접촉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의 적합성 ▲타인과 차별화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 세대의 특성 ▲고급스러운 종목의 이미지 ▲무산소와 유산소 운동이 결합한 복합적인 운동 효과 ▲골프 이용료나 장비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 ▲실내 테니스장 확산으로 인한 접근성 향상 등의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대비 2021년 1~9월 테니스 관련 신용카드 이용 건수와 테니스장 이용 건수는 각각 157%, 183%씩 큰 폭으로 늘어났으며, 코로나로 인한 스포츠 센터의 개업이 감소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테니스장 가맹점 개설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SSG닷컴의 올해 1~3월 테니스용품 전체매출은 지난해보다 210% 상승했고, 같은 기간 롯데온은 테니스웨어를 포함한 스포츠 의류 매출이 2배 이상 뛰었다. 패션・유통업계 또한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렇게 MZ 세대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찾아온 테니스 종목의 호황은 지난 2년여간 지속된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은 스포츠 업계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렇게 테니스코트에 모처럼 불고 있는 봄바람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발전으로 이어지려면 저변 확대를 위한 정책이 필수다. 테니스 동호인 120만 시대라는 말이 들린 지 오래됐지만 정확한 집계도 없고 체계적인 동호인 관리를 위한 시스템도 없다.
야외 인프라 확충도 중요하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실내 연습장은 늘어나고 있지만, 반면 실외 연습장의 숫자는 줄어들고 있다. 실내 연습장에서 기본기를 쌓은 테린이들이 밖으로 나가 본격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연습장이 부족하면 테니스 열풍은 자연스럽게 사그라들 수밖에 없다. 실내 연습장이 큰 인기를 끌면서 지도자들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전문 지도자와 입문자용 프로그램도 확대돼야 한다.
엘리트 테니스의 경기력과 인기도 끌어올리고 메이저 국제대회 등도 유치해야 한다. 동호인들의 열기가 직접 하는 테니스뿐만 아니라 관람하는 테니스로까지 확대될 때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이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대한테니스협회와 대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의 상생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재현 한국문화스포츠마케팅진흥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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