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서 7월3일까지 개최하는 '산에서 산산이'展 당림의 올곧은 생명력 보여준다
캔버스와 이젤을 짊어지고 한국의 아름다운 산천을 두루 다니며 흙과 바람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냈던 화가가 있다. ‘향토의식에 집약된 미의 순례’라는 말마따나 그의 작품 세계에는 사심 없는 노경(老境)과 겸허한 심상(心象)이 자연을 기반으로 투영된다.
한국 미술의 국제화를 도모한 당림(棠林) 이종무 화백(1916~2003) 이야기다. 당림은 만년에 들어 전국을 누비며 ‘산’ 시리즈에 몰두했다. 올곧은 삶의 태도를 살피면서 겹겹이 겹친 산의 장엄한 풍경을 눈 앞에 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당림의 다채로운 산 풍경을 면면이 모은 회화 전시 <산에서 산산이(山山散散)>가 파주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에서 관람객을 기다린다.
오는 7월3일까지 열리는 <산에서 산산이>는 1970년대 중반 이후 당림의 노년시기 태도를 형상화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깊은 산이 바다처럼 무한히 펼쳐지는 풍경과 소박한 산간 풍경을 고루고루 화폭에 담았다. 이때 자질구레함은 소거하고 덧없이 과감함을 선보이며 그만의 오롯한 가치관을 보여줬다.
당림은 고향인 천안 아산에 당림미술관을 건립한 이후 미술관 주변 풍경에서 나아가 인근 서해안, 백두산 천지까지 직접 눈에 담으며 자연에 대한 애정을 풍경화로 만드는 데 집중했다.
담담한 시선과 절제된 태도로 세상을 마주하려는 당림의 삶의 태도는 사사로운 것의 재현을 생략하고 단순화하려는 조형적 특징에 비친다. 이번 전시에서도 당림 눈에 담겼던 아름다운 자연 그 자체를 왜곡 없이, 담백하고 단정하며, 동시에 품위 있게 전한다. 1981년 캔버스 위 뽐낸 ‘가을 산’과 1985년작 ‘신록의 산’ 등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의 김유빈 큐레이터는 “전국을 누비던 당림의 노년 시기 ‘산’ 풍경 연작을 소개하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친 관람객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환기시키고자 하는 전시”라며 “주관적으로 재해석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풍경화로 온화하게 노래한 당림의 기운으로부터 그의 진실한 삶의 태도와 정서를 알아채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_이연우기자
사진_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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