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법처리, 관광 여행, 불성실 의정 시의원/지난 4년 행적 기억해서 모두 떨어뜨리자

주장에 앞서 분명히 해둘 점은 있다. 깨끗이 행실한 의원들이 많다. 선진 연수에 충실한 의원들도 많다. 의정 활동에 매진한 의원들도 많다. 당연히 다시 일할 기회를 주는 게 옳다. 우리가 지적하려는 것은 그렇지 못한 의원들이다. 이런 저런 비위로 시민 얼굴에 먹칠한 의원들이 있다. 연수 간다며 여행 돌아다닌 의원들이 있다. 의회에서 꿀 먹은 벙어리로 산 의원들이 있다. 이들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퇴출해야 한다. 성실한 다수를 위해서라도 솎아 낼 필요가 있다.

잊기에 너무 생생한 일이다. 안양시의회가 ‘짬짜미 의장 선거’를 했다. 자기들끼리 작전을 짰다. 각자 다른 위치에 기명토록 했다. 같은 당 내 이탈표를 막으려는 술수였다. 상대 정당은 물론 시민 단체까지 들고 일어났다. 처음에는 잘했다고 갖은 변명을 했다. ‘전에도 이렇게 했다’ ‘선거법 위반 아니다’ ‘짰지만 투표는 자율로 했다’. 결국 재판으로 갔고 비위로 판정났다. 그제야 의장, 상임위원장 등이 물러났다. 그랬던 사람들 중 일부가 또 시의원 한다며 나섰다고 한다.

관광성 연수로 시민을 분노케 한 의원들도 있다. 시흥시의회의 ‘독도 워크숍’이 그런 예다. 2019년 10월 말, 워크숍을 했다. 워크숍 장소가 강릉·울릉도·독도다. 시의원 사무국 직원 등이 대거 떠났다. 혈세 2천여만원이 들었다. 누가 봐도 어울리지 않는 워크숍 장소다. 딱히 독도 문제가 불거진 때도 아니다. 언론이 문제 있다고 지적했다. 전해 들은 시민들도 화를 냈다. 하지만 의회는 강행했다. 시간 지나면 잊힐 거라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들도 출마했다.

능력 없고 성의 없는 의원들도 있다. 본보가 수원특례시 의회를 분석했다. 4년 간 시정 질문을 한 의원이 3명이다. 문병근(5건)·채명기(4건)·최인상(3건)의원이다. 5분 발언도 비슷하다. 37명 중에 21명이 침묵을 지켰다. 윤경선· 이미경·조미옥·최찬민 등이 열심히 한 의원들이다. 시정 질문과 5분 발언은 의정활동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다. 바쁜 지역구 활동은 핑곗거리가 안 된다. 시의원 아닌 순수 봉사 활동가라면 몰라도. 그 ‘침묵자’들도 명함을 돌리고 있다.

우리가 실명을 거명하지는 않겠다. 어차피 시민 기억 아니면 언론 기록에 있을 것이다. 그 기억을 되살려 투표에 참고하면 된다. 잊기엔 너무도 가까운 날의 파행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선수(選數)까지 보태주면 안된다. 기고만장하고 안하무인하게 갈게 뻔하다. ‘당선시키는 투표’만큼 중요한 게 ‘낙선시키는 투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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