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도 국회에서 제기됐던 문제가 있다. 소년원 수감자들의 형편 없는 급식비 실태다. 당시 정성호 의원이 분석한 법무부 자료였다. 소년원과 소년교도소 하루 밥값이 5천409원이었다. 이를 세 끼로 나눠 보면 1천803원이다. 당시 서울 지역 중학생 한 끼 급식비는 3천629원이었다. 절반도 안 된다. 소년원 수감 청소년의 상당수는 결손·조손 가정 출신이다. 가난에서 출발한 비행이 교화 과정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인권 단체 등의 개선 요구가 줄을 이었다.
나아졌을까. 전혀 아니다. 본보가 2022년 급식비를 조사했다. 한 끼당 2천185원으로 책정돼 있다. 얼핏 2019년에 비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다. 4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6% 상승이다. 소년원에서 쓰일법한 식재료비는 더욱 올랐다. 빵 9.1%, 국수 29.1%, 식용유 22%, 수입 쇠고기 28.8%다. 일반 학교 급식비 대비도 나아지지 않았다. 중학생 급식비는 3천859원으로 여전히 두 배다.
문제가 불거졌던 2019년 이후 반짝 개선된 시기는 있었다. 2021년에 소년원 한 끼 급식비가 9.93%까지 올랐다. 올해 다시 꺾여 4.99% 오르는 데 그쳤다. 앞서 살폈듯이 올해 물가 인상률은 기록적이다. 논리적으로는 2022년 인상률보다 더 높아야 맞다. 그런데 실제 증가율이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곧바로 식단 부실화로 이어졌다. 2~3개 반찬에 내용마저 부실하다. 양도 충분치 않다. 오죽하면 맨밥만 많이 먹을 때 생기는 ‘탄수화물 비만’우려까지 나온다.
법무부도 잘 안다. 2020년에는 대책 마련을 지시하기도 했다. 단계적으로 일반 중학교와 같은 수준으로 급식비를 인상하라고도 권고했다. 하지만 자료에서 보듯 실질적 인상은 그 때 뿐이었다. 일반 중학생 급식비에 비하면 여전히 반토막이다. 교도 행정의 기본은 처벌이 아니라 교화다. 건전한 사회 일원으로 교화해 복귀시키는 것이다. 소년원의 목적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각종 교화 프로그램이 그래서 운영된다. 이런 곳에서 배를 곯린다는 게 말이 되나.
-소년원에 수감된 한 소년이 있다. 노상에서 체크 카드를 주워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원래는 판사가 1호 처분을 결정했다. 보호자 위탁 처분이다. 보호관찰 기간 중 가출과 귀가를 반복했다. 소년원 처분으로 다시 처분됐다. 소년의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 상태다. 어머니는 젖먹이 시절에 가출했다.- 아주 흔한 소년원 수감자의 사정이다. 많은 소년원 수감자 사정이 이렇다. 이런 상황을 안다면 ‘맨밥 먹이는’ 식단을 방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도 인권유린이다. 지금 즉시 해결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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