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ESG 롤 모델, 명문장수기업 육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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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우리나라 명문장수기업 중 ‘한방유비스’라는 회사가 있다. 한방유비스는 1947년에 설립돼 국내 최초로 소화기를 생산하는 등 국내 소방산업의 길을 개척해왔다. 3대(代) 째 가업(家業)을 이어 오면서 소화기를 만들던 이 회사는 인천국제공항, 제2롯데타워 등 국내 대표적인 건축물의 소방시설 설계·감리에 참여했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소방시설 설계에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등 4차 산업혁명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매년 명문장수기업을 선정해서 발표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제도가 도입된 이래 총 30개 기업이 명문장수기업으로 지정됐다.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는 중소기업 성장의 바람직한 모습을 제시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는 모범기업을 발굴함으로써 존경받는 기업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신생 창업기업의 활발한 진입도 중요하지만 성숙기업의 지속적인 발전도 중요하다. 장수기업은 우리 경제의 중요한 자산이다. 업력이 증가할수록 단위 기업당 매출액과 고용 인원이 증가하는 것은 통계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장수기업 중에서 명문장수기업으로 인정받은 기업이 많아지는 것은 사회적으로 매우 바람직할 일이다. 정부는 명문장수기업 확산을 위한 육성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명문장수기업은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경영의 산물이라는 대국민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명문장수기업은 인권, 노동, 환경, 안전 및 보건, 반부패, 공정경쟁, 제품책임, 사회공헌, CSR 전략 등 ESG 성과 창출과 관련된 거의 모든 영역을 매우 까다롭게 평가하여 선정된다. 명문장수기업은 중소기업형 ESG 경영의 롤 모델인 것이다.

둘째, 세제 및 금융 혜택 등 명문장수기업에게 주어지는 정부 차원의 직접적이고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사회적인 인정 및 존중 문화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많은 기업들이 명문장수기업을 희망하고 도전할 수 있는 동기와 의욕이 고취될 것이다.

셋째, 예비 명문장수기업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ESG 성과 창출을 위한 추진역량을 배양하기 위해 예비 명문장수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나 컨설팅을 확대하고, 자가 진단시스템, 온라인 교육 콘텐츠, 우수사례 등 다양한 정보 제공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에 ESG 경영의 롤 모델인 명문장수기업이 보다 많이 생겨나고, 명문장수기업이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에 기여하는 것을 지켜보고 싶다.

이현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ESG혁신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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