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다시 즐기는 감동 가득 ‘숲속 파티’
오는 20~22일 수원특례시 권선구 경기상상캠퍼스와 수원탑동시민농장이 실험적인 거리공연 무대로 변신한다.
시가 주최하고 수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2 수원연극축제’가 3일간 총 21개 작품을 선보이며 자연친화적인 예술축제로 펼쳐진다.
■상상 이상의 공연예술 한마당
이번 축제는 해외작품의 초청이 어려운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국내의 실험적인 공연작들을 대거 선보인다. 10개의 공모작과 11개의 초청작이 숲속에서 관객들을 기다린다.
경기상상캠퍼스는 10개 장소로 분할된 장소에서 시간대별로 다채로운 공연이 진행된다.
공모작 중 대표작은 ‘창작중심 단디’의 ‘고도’라는 작품이다. 금·토요일 오후 8시30분 경기상상캠퍼스 사색의동산에 마련된 거대한 구조물을 무대 삼아 공중퍼포먼스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올해 연극축제는 다채로운 장르의 공연 중 다수의 서커스 작품들이 화려한 볼거리를 선물한다. ▲공연자들의 역할과 균형·협업으로 완성하는 서커스 기예처럼 기후 위기 대응에 대한 우리 모두의 충실한 역할 수행에 대해 고민하는 ‘다 함께 막거나, 다 같이 죽거나(초록소)’ ▲수직 기둥에 오르는 세 명의 남자를 통해 수직적 사회구조를 돌아보는 ‘수직(포스)’ ▲크레인에 연결된 30m 밧줄을 타는 인간을 통해 본질과 내면을 고찰하는 ‘숨(공연창작집단 사람)’ ▲연료가 고갈된 자동차에 청년을 빗대 시동을 끌 수 없는 절박함을 표현한 ‘쉼표(아이모멘트)’ 등이 모두 서커스 장르다.
■예술로 짚어보는 실험목장의 역사
토요일과 일요일 수원탑동시민농장에서 열리는 연극축제는 실험목장이었던 장소의 특정한 역사와 의미를 짚어보는 작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푸른지대창작샘터 앞 삼거리와 옆 공간, 실험공간A, 구 우유사 등 네 곳을 무대로 공연과 전시가 펼쳐진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으로는 11개 초청작 중 대표작인 ‘비상:한국버전’이다. 오후 3시부터 삼거리에서 공연을 시작한다. 프랑스 극단 아도크의 원작을 한국 젊은 배우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외(WAE)’가 재구성한 작품으로, 성인이 돼 자신만의 둥지를 찾는 청년들의 고민을 강렬한 예술적 움직임으로 표현했다.
특히 과거에 실험목장이었던 탑동시민농장의 역사성을 담은 작품 ‘피, 땀, 눈물(극단 문)’은 생명체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인간에게 연구 대상으로 실험당했던 소, 돼지, 닭 등 동물의 이야기를 그림책 낭독 형식으로 들려준다. 이틀간 총 5회 공연하며 연계 전시도 마련돼 함께 즐길 수 있다.
거리극 ‘두 개의 길(바람컴퍼니)’도 탑동시민농장의 역사를 통해 생명을 환기하는 의미를 더한다. 설치와 공연으로 자연과 더불어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한 균형을 예술적으로 모색한다. 오후 4시30분 실험공간A에서 진행된다.
또 오후 5시30분에 구 우유사 앞에서는 스스로 움직이는 침대를 타고 비현실적인 공간을 항해하는 한 사람이 세상과 사람에게 몸짓으로 말을 거는 거리극 ‘항해(마린보이)’가 공연된다.
■참여하고 체험하며 제대로 즐기기
관객들에게 작품에 직접 참여하는 기회를 주는 작품도 많다.
시민들이 유목민으로 등장해 시를 쓰고 설치하며 퍼포먼스로 흔적을 남기는 등의 행위로 자연과 교감하는 ‘숨을 거니는 싯구들(비주얼시어터 꽃)’, 관객이 헤드폰을 착용하고 직접 참여하는 거리극 ‘창의력학습(상)(제너럴쿤스트)’ 등이 관객과 배우의 소통으로 완성된다.
또 푸른지대창작샘터 참여작가와 함께하는 잔디밭 예술놀이터에서 드로잉, 모빌만들기, 자연물 꽃꽂이 등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우유팩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체험교실, 버려지는 플라스틱으로 화분을 만드는 ‘플라스틱 보물찾기 탐험대’, 폐기물로 쓸모 있는 것을 만들며 자원순환을 이해하는 ‘같이공방, 탄소중립 업사이클링체험’ 등은 어린이가 즐기기 좋은 가족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서식지를 잃고 아래로 내려온 북극곰과 위로 올라간 회색곰이 우발적으로 만나 탄생한 ‘그롤라(Grizzly+Polar) 곰(극단 서울괴담)’을 통해 지속가능한 자연에 대해 고민하는 설치미술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전시작품도 축제장을 가득 채웠다.
■알고 가면 좋은 ‘꿀팁’
시는 시민들이 2022 수원연극축제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편의사항을 준비했다. 주차난이 걱정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한 임시주차장과 셔틀버스, 먹거리 등이 더 편리한 축제를 돕는다.
우선 임시주차장은 탑동시민농장을 비롯한 8개가 운영된다. 탑동시민농장과 탑동야구장, 수원유스호스텔, 서울대농업생명과학 창업지원센터, 더함파크 등은 행사가 열리는 3일 내내 운영된다. 또 행사장 바로 옆에 위치한 국립식량과학원 가공이용연구동은 주말 양일간, 서호중학교는 일요일에만 주차장을 개방한다.
주말에는 더함파크와 호매실지구를 오가는 셔틀버스도 운영한다. 더함파크 정문에서 상상캠퍼스까지는 정오부터 오후 10시30분까지 10분 간격으로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축제가 펼쳐지는 행사장에는 푸드존 2곳이 마련돼 다양한 공연을 접하는 틈에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경기상상캠퍼스 정문에서 진입하는 입구 부근과 경기도 업사이클플라자 앞에 먹거리 공간이 마련된다.
모두가 즐거운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관람객 스스로 기본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축제장 내 모든 공간은 전자담배를 포함한 흡연과 음주가 금지된다. 농작물 무단 채취와 훼손도 절대 하지 말아야 하며, 쓰레기는 되가져가야 한다.
시 관계자는 “수원연극축제가 코로나19 이후 장기화된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며 “많은 시민들이 숲속에 마련된 축제 현장에서 다채로운 공연예술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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