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경기교육] 통합적 사고의 틀 ‘초•중 9년제’… 창의융합형 인재 키운다

70년간 연령기준 ‘6-3-3-4 학제’ 운영..유연성 등 진단서 ‘부적합’ 여론 지배적
획일적인 수업연한 개편 요구 잇따라...학생 발달 단계 고려 초·중 연계 필요
기본학력 보장되는 책임교육 구축해야...‘학교급 간 연계’ 교원양성 방향 모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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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진 광주 도수초 교사

■ 주어진 틀 안에서 변화를 꿈꿀 수 있는가

미래사회에는 창의적이며 융합적인 인재가 필요하다. 이런 인재는 다양한 교육적 상상이 가능한 교육체제에서 성장해야 탄생할 수 있다. 이런 인재를 키울 수 있도록 교육체제가 변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됐다. 즉, 교육내용, 교사를 비롯한 교육주체의 역할, 운영방식 등에 대한 혁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에서 새로운 틀보다 기존의 틀을 지속하는 관성의 힘이 강하다. 미래교육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우리 교육의 전반적 틀-분절적 교과 중심 교육과정, 학기와 방학의 관행적 운영, 학교급 간 단절적 운영 등에 대해 고민해보아야 할 시점이다.

■ 왜 바꿔야하는 것일까

1950년 제정된 6-3-3-4의 학교제도(학제)는 지난 70년간 큰 변화 없이 지속돼 왔다. 현재 학제는 연령을 기준, 기간 학제 중심 제도이다. 초등학교(6년)와 중학교(3년) 과정은 의무 교육체제이나 교원자격 체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묶어 중등교육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기존의 경직되고 획일적인 학교 제도에 대한 개편 요구가 커지고 있다. 미래학교에서는 학교 중심 교육과정 운영에서 학생 개인의 요구와 소질을 반영한 진로에 따른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으로 전환될 것이다.

하지만 획일적이고 경직적인 수업연한과 고정화된 학교 유형에서 다양한 교육과정의 운영은 어렵다. 2019년에 발표한 경기도교육연구원의 ‘미래교육을 위한 학제 혁신방안 연구’에서는 현재의 학제를 합목적성, 수용성, 유연성, 정합성, 개방성, 국제적 통용성 등의 기준으로 진단한 결과, 전체적으로 적합하다는 응답이 16~28%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현행 학교 제도에서는 의무교육의 성격이 불명확한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우리의 초·중학교 의무교육과 이후 고등학교 교육의 성격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지 않다. 초·중학교 9년의 의무교육은 전 국민을 위한 기본 공통교육으로서 민주시민으로 필요한 자질과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 능력을 습득하기 위한 과정이다. 고등학교 교육은 개인의 선택으로 진로와 진학을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과정으로 초·중학교 교육과 성격이 다르다. 초등과정과 중학교 과정은 전 국민을 위한 기본 공통교육과정이나 현실은 엄격히 분리 운영되고 있다. 또 초등학교와 중학교 전환기 과정이 부재하다. 무엇보다 학생 발달 단계를 고려한 학교급 간 교육과정 운영의 연계성과 연속성이 부족하다. 따라서 초·중 연계 체제가 우선 마련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초학력보장을 통한 학생의 학습권 실현과 교육격차해소를 위한 공교육의 역할 제고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필요가 높다.

현 학교 제도에서는 초-중학교 단계가 의무교육이지만 취학만 학부모에게 의무로 부과되고, 교육의 결과에 대한 국가나 학교의 책임은 규정되어 있지 않다. 또 공교육이 보장해야 할 학력의 범위와 책임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교육의 과정과 결과를 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 것일까?

■ 첫째, 지역과 학교 여건에 따라 가능한 9년제 의무교육 통합학교를 제안한다

지역과 학교 여건에 따라 다양한 9년제 통합학교를 제안한다. 현행 초·중학교 6·3년제 학제 편성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통합해 9년제로 운영함으로써 명실상부한 ‘한 가족’ 학교를 실현하는 것이다.

학교의 구체적인 형태는 매우 다채롭게 상상할 수 있다. 이를테면, OO초와 인근 OO중학교 시설 연계 운영 ‘☆☆학교’인 시설 분리형, 기존 OO초를 9년제로 운영해 ‘OO학교’로 변경 운영, 기존 OO중을 9년제로 운영하되 ‘▲▲학교’로 운영하는 시설일체형 등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다양한 통합학교에서 학생 맞춤형 개별화 교육과정이 연속성 있게 운영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와 교사의 학교 운영 및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

실제 통합학교는 미래학교의 대표적 학제로 운영되고 있다. 핀란드에서는 교육의 성공 요인의 하나로 종합학교제도를 꼽고 있다.

핀란드의 학제는 기초교육에 해당되는 9년제 종합학교와 3년제 고등학교, 그리고 고등교육단계로 구분된다. 초등학교와 중등학교를 나누지 않고 7~16세 학생들이 모두 같은 수준의 종합학교에서 공부한다.

■ 둘째, 의무교육에 상응하는 책임교육 체제 구축으로 기본학력 보장을 보장해야 한다

9년의 의무교육 기간은 학생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최소 기본 능력을 습득하고 전 국민을 위한 기본 공통교육과정으로 운영한다. 초·중학교(9학년제) 통합학교 운영은 기본학력이 보장되는 책임교육 실현과 맞물려 갈 수 있다. 1-9학년을 3개의 학년군(1-3, 4-6, 7-9)으로 구분해 무학년제로 운영하고, 학년군별 교육과정은 학교의 여건과 학생의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편성한다. 구체적으로는 1-3학년은 통합교과 체제로 운영하고, 4-6학년군에서는 지금의 초등학교 담임 방식과 중학교의 교과교사 방식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되, 교과교사가 지도하는 교과의 비중을 점차 늘려갈 수 있을 것이다. 담임교사와 교과담당교사는 함께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진단·점검하고 향상 정도를 누가기록 관리한다.

학교와 교사가 중심이 되어 학년군별로 성취도 평가를 각 학년군의 최고 학년 시기에 실시한다.

■ 셋째, 초중등교육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교원양성체제 개편이 필요하다

현행 교원자격증에는 학교급과 교과명(중등교사의 경우)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교사는 교원자격증에 정해진 교과의 범위를 벗어난 수업을 담당할 수 없다. 이는 학교급 간 교육과정 연계에 있어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통합학교 운영 및 학교급 간 교육과정 연계가 가능하기 위한 교원양성제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 먼 길이지만 미래를 위해 만들어가야 할 길

학교제도 개편을 위해 국책연구기관에서 여러 편의 연구를 수행했지만 연구결과가 현실에 반영되지 않았다.

미래교육의 흐름에서 다양한 학교에 대한 상상은 중요한 화두이다.

무엇보다 학생의 성장과 발달 중심 교육과정이 중심이 되는 학교로써 말이다.

우영진 광주 도수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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