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사설미술관의 사회적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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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구 문화예술법인 라포애 상임이사

미술관 - 에스파스 라포애를 아십니까?

수원시청 뒤편에 있는 아트갤러리 에스파스 라포애 Espace La Foret(숲을 뜻하는 프랑스어, 이하 라포애)는 인계동 중심 10층 건물에 2년 전 만들어진 미술 문화 공간이다.

이 특별한 갤러리를 계획하고, 설계한 이유는 미술인들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에게 필요한 공간을 만들어 사회와의 소통을 지원하며 적게 나마 도움을 주고, 관람객들에겐 쉽고 즐겁게 미술을 감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함이었다. 대규모 미술관이 할 수 없는 사설미술관만의 소소하지만 세심하고 직접적인 역할들이다.

라포애는 미술인들의 발표회장이며, 문화강좌와 세미나 등을 개최하는 문화공간으로, 미술 문화를 가까운 곳에서 쉽고 빠르게 대중들과 소통하고 확장하자는 취지로 많은 이들이 힘을 모았다.

수원지역의 원로 미술인인 박성현(경기대 명예교수) 화백과 적지 않은 사재를 출원해 갤러리를 기꺼이 만들어준 권경화 이사장, 그리고 필자가 문화적 확산을 실천하기 위해 활발히 운영 중이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경기지역을 기반으로 전국, 해외에 있는 많은 미술인의 작품전시가 치러졌다. 그만큼 수많은 관람객이 다녀가는 곳이기도 하여, 필자는 미술관의 큐레이터로서 찾아오시는 수많은 관람객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당연한 업무의 일부다. 관람객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은 더 나은 문화 확산을 위한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관람객 중에는 초보 감상자가 적지 않은데, 미술 관련 종사자와 애호가들과는 작품을 마주하는 태도가 다른 모습이 보인다. 스스로 미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여겨 일종의 두려움을 갖는 분들이 적지 않다.

이런 경우 갤러리의 역할이 꼭 필요한데, 관람객을 편하고 여유롭게 만들어주는 일이 그것이다. 물론 ‘미술은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런 대다수의 초보 감상자에게 미술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바꿔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겠다.

미술은 결코 격식과 지식만으로 감상하는 예술이 아니다. 다만 차분히 감상하는 공공 예절을 갖추고 편히 느껴지는 대로 교감하면 충분하다. 그리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미술관의 큐레이터에게 다가가 소통하길 바란다. 그들은 항상 여러분들을 반갑게 맞아줄 것이다. 예술은 우리가 모두 나눌 때 그 가치가 더 빛나기 때문이다.

미술이 여러분에게 어려운 예절이 아닌 즐겁고 가벼운 산책과 사색이 되길 바란다.

김이구 문화예술법인 라포애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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