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박빙’ 전국 판세와 달라...비굴하고 처절한 ‘한 표’ 절박함 민주엔 있고, 국힘엔 안 보인다
경기도민이 꼽은 선결 과제가 있다. ‘일자리 및 경제 정책’이다. 응답자의 35.8%가 후보자의 첫째 임무라고 답했다. ‘주거 안정’(24.8%), ‘교육인프라 구축’(15.6%), ‘복지 확대’(14.4%)는 그 뒤다. 그러면 ‘일자리·경제’에 표가 가야 한다. 배치되는 답이 있다. 후보 선택 기준이다. 유권자 희망이 녹여 넣은 게 공약이다. ‘공약 보겠다’가 많을법 한데 결과는 아니었다. 가장 많은 답변이 ‘소속 정당’(36.9%)이다. 아이러니지만 이게 표심이다. 정당이 우선이다.
소속 정당으로 다 덮는다. 지방 선거를 ‘줄 선거’라 했다. 그래서 더 그렇다. 대개, 정당에서 결정된다. 그 정당지지도를 보자. 경기일보의 24일 여론조사다. 국민의힘 지지도가 높다. 국민의힘 48.3%, 민주당 42.4%다. 5.9%p 차이다. 대통령 선거 때와 반대다. 그땐 민주당이 딱 이만큼 이겼다. 전국과 반대인 것도 그때와 같다. 전국 정당 지지도는 두 자릿수다. 경기도민의 정당 지지도만 오차범위 이내다.
도지사 후보 지지도는 더하다. 김은혜 후보 46.3%, 김동연 후보 44%다. 김은혜 2.3%p 우세다. 경기도 내 다른 언론의 결과도 있다. 경인일보의 5월19일 발표다(모노리서치). 김은혜 42.1%, 김동연 41.7%다. 김은혜 0.4%p 우세다. 중부일보의 5월16일 발표다(데일리리서치). 김동연 44.3%, 김은혜 42.9%다. 김동연 1.4%p 우세다. 대선 때 ‘경기도만의 특별한 여론’을 끝까지 감지했던 세 언론이다. 이 세 개 언론이 예외 없이 ‘초박빙’이라 발표했다.
여론조사 분석 방식이 있다. 특정 시기의 수치도 중요하다. 하지만 특정 구간의 변화를 더 중히 본다. 흔히 ‘추세’ 또는 ‘흐름’이라고 말한다. 그 분석법으로 보면 국민의힘이 좋다. 3월 대선 민심이 민주당 압도였는데, 지금은 국민의힘 우세로 왔다. 후보 확정 초반엔 김동연 절대 우세였는데, 지금은 김은혜 김동연 박빙으로 왔다. 상승 곡선이 틀림 없다. 힘 날 만하다. ‘승기를 잡았다’는 장담도 들린다. 정말 그런가. 정말 승기를 잡았나. 흐름아닌 시점을 못 보는 것 같다.
지표 흐름이 갑자기 끝났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다. 국민의힘엔 고약한 시기다. 정당 지지도가 막 뒤집혔고, 도지사 후보 지지도가 막 붙었다. 하필 이런 때 걸려들었다. 이제부터 믿을만한 진실은 없다. 거짓의 시간이다. 서로가 ‘골든 크로스’를 말할 것이고, ‘이기고 있다’고 떠들 것이다. 포장도 그럴듯해서 ‘여의도연구소 자료’니 ‘민주연구원 자료’니 하는 괴문서들이 뿌려질 것이다. 이 난장판에 무슨 분석이 있겠나. 끊긴 흐름의 정점은 그냥 ‘여야 박빙’이다.
하필 이 지점에 사전 투표가 왔다. 현재 공인된 여론은 ‘정당 지지도 박빙·도지사 지지도 초박빙’이다. 이게 맞다면 사전 투표 결과는 박빙이어야 한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보수의 가슴을 철렁케 할 경험칙이다. 사전 투표는 진보에 유리했다. 지금까지 그랬고, 변할거란 조짐도 없다. 사전 투표율도 높아지고 있다. 전체 투표율은 50% 후반에서 60% 초반에 고정됐다. 전체 투표율은 고정인데 사전 투표율만 치솟는다면. 진보 쪽 환경 아닌가.
6일 뒤면 결과다. 여당이 이길 수 있다. 야당이 이길 수 있다. 어느 쪽이어도 이상하지 않다. 경기도가 주목받는 이유도 그래서다. 이 숨 막히는 간극을 어찌 측량하겠나. 그런 과학은 애초에 없었다. ‘여론조사 환상’을 버릴 때다. 절박함에 매달릴 때다. 비굴해지고 처절해질만큼 절박해질 때다. ‘아는 사람 전화해 주십쇼’, ‘잘못했으니 용서해 주십쇼’.... 민주당은 이걸 시작했다는데, 국민의힘엔 안 보인다. 완승 장담하다가 허옇게 질렸던 그 날-대선(大選)-, 그 당인데도 말이다.
主筆
※ 인용된 각 여론조사의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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