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 등 대규모 투자, 새정부 규제혁파 적극 나서야

삼성이 향후 5년간 450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선제적 투자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중점 투자하는 분야는 반도체와 바이오, 신성장 정보기술(IT) 등 첨단 신산업이다. 신성장 IT에는 인공지능(AI)과 차세대 통신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들이 포함된다.

삼성은 반도체에 적극 투자해 ‘반도체 초강대국’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기술인 반도체 산업에서 한국 반도체가 경제의 성장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바이오 분야 또한 ‘제2 반도체 신화’를 구현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삼성은 전체 투자금액의 80%인 360조원을 국내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에 투입한다. 지난 5년간의 국내 투자액 250조원보다 110조원이나 많다. 삼성은 향후 5년간 8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일자리 계획도 발표했다. 삼성의 투자와 일자리 확대는 경기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당장 평택 반도체공장 3라인(P3)이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된다. 여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라인과 함께 파운드리 라인도 들어선다. 평택 공장에만 총 6개 라인을 건설할 예정이어서 평택의 경제 발전과 일자리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삼성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롯데, 한화그룹 등도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을 내놨다. 반도체·바이오·전기자동차·로보틱스·항공우주 등 미래 먹거리 산업들이 투자 대상이다. 그동안 대기업들이 해외 투자계획을 속속 발표하면서 국내 투자에는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는데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인한 복합 경제위기 속에 나온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 결정은 국내 경제 활성화와 함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첨단 신산업에 대한 적극 투자로 글로벌 경쟁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는 것은 기업뿐 아니라 국가 번영에 필수다. 이젠 기업들이 국내에 초대형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 국가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322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공하려면 ‘미래를 위한 투자·인프라 지원’과 ‘규제 혁파를 통한 기업혁신 유도’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답했다. 새 정부는 기업 투자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 없게 규제 혁파에 나서야 한다. 기업들이 복잡한 규제와 절차 때문에 투자 적기를 놓치거나 외국으로 가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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