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소공인, 한국경제의 실뿌리·모세혈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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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민 부천대학교 비서사무행정학과 교수

세상에는 수많은 소상공인들이 여러 지역과 업종에 걸쳐 생계를 위해 살아가고 있다. 소상공인 이라는 용어는 작다는 의미의 ‘소(小)’ 거래를 뜻하는 ‘상(商)’, 생산을 의미하는 ‘공(工)’, 사람을 의미하는 ‘인(人)’ 이렇게 네글자로 구성되 있다. 그런데 보통 소상공인 이라고 하면 자영업이나 전통시장 등 장사하는 분만 떠오르고 제조업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소상공인에는 ‘소상인’과 구분되는 소규모 제조업, 즉 ‘소공인’ 이라는 개념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우리가 사는 도시에는 수많은 소공인들이 다양한 업종에서 작지만 기술력을 갖고 제조업을 하면서 생계도 꾸려가지만 대기업에 비해 주목 받지 못한채 대기업이 해외수출하거나 경쟁력을 키워나가도록 부품,소재,가공,조립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의 밑거름이 되어주고 있다. 큰 나무들이 커나가기 위해서 굵은뿌리에 잔뿌리도 공존해야 물과 영양분을 공급해주 듯, 사람이 건강하게 살아가는데 필수인 모세혈관,실핏줄과 같은 역할이 소공인이라고 할 수 있다.

2019년 기준으로 전국에 37만개의 소공인들이 있고 121만명이 종사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 지역경제 및 일자리창출에 기여하고 있는데 전국 제조업체의 84.1%를 차지하고 있고 대기업,중견/중소기업에서 수용되지 않은 노동자나 실직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소상인에 비해 폐업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평균업력이 9.3년으로 소상인(7.4년) 보다 길며, 이는 서민층의 일자리 유지에 톡톡히 기여를 하고 있다.

경기도 소공인은 사업체 및 종사자수, 매출규모 등에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소공인수는 11만개로 전국의 29.1%, 종사자수 40만명으로 전국대비 33.2%로 최대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사업체수 평균증가율(1.2%)도 전국평균(0.7%)에 비해 높다.

경기도 소공인은 무엇보다도 다양한 업종에 폭넓게 분포하고 있고 1인당 평균 매출액(1억4천만원)도 전국평균(1억2천만원) 보다 높지만 영업이익률은 10.9%로 수익성은 전국 최저에 불과하다.

20년차 이상된 소공인의 생존율은 78.2%로 전국(76.6%) 보다 높으나 5~19년차 생존율은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업종분포는 종이제품, 고무플라스틱,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가구 제조업 등 다양하여 업종집중도가 낮아 지역경제 안정에 기여하고 특히 고용변동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지역분포는 경기도 소공인의 약 1/3이 화성시, 시흥시, 부천시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것들을 놓고 볼 때 경기도는 소공인 기업수, 종사자수, 매출액 등 규모에 있어서는 전국최대비중을 차지하며, 증가세도 지속되고 있지만 매출대비 수익성과 생존율이 낮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소공인 지원을 위한 선도적이고 과감한 정책 발굴이 필요하다. 경기도의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된 이후 소공인지원정책의 기본방향은 무엇보다 소공인 전담부서의 설치 및 콘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초단체들 역시 소공인 지원조례 제정, 소공인복합지원센터, 소공인특화지원센터 등 국비연계 소공인지원사업의 지방비 매칭 강화, 소공인공동인프라의 확대유지, 소공인 복합센터 및 거점공간 확보 등 적극적인 소공인육성을 기대한다.

오형민 부천대학교 비서사무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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