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각양각색 ‘시네마 천국’... 관심·지원은 필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세계적 무비축제 자리매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색다른 작품들 공간
‘김포국제청소년영화제’ 시민이 기획·상영까지 직접
 지원·교류·지자체와 맞손 등 업그레이드 전략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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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신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칸영화제 필름마켓 ‘페스티벌 허브’ 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경기도의 영화제, 현주소와 숙제는?

배우 송강호가 국내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국내 최초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베니스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와 함께 세계3대 영화제로 불리는 칸 영화제는 오늘날 국제영화제 중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3개의 영화제 이외에도 미국 감독 조합상, 시애틀국제영화제, 피렌체 한국영화제 등 다양한 해외 영화제가 수많은 영화인들의 무대가 되어 왔다. 국내에서도 백상예술대상, 들꽃영화상,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가 진행돼 K-영화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매년 다양한 영화제가 진행된다. 지역 고유의 문화 특색을 담아냈거나 특정 주제를 담아 차별화 된 영화제가 돋보인다. 하지만 지역별 영화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 해외 영화제와 어깨 나란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사랑, 모험, 환상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 과연 얼마나 될까. 영화와 만화, 게임을 아우르는 영상문화의 메카 부천에선 가능하다. 지난 1997년 첫 발을 내딛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문화도시 부천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문화축제를 넘어 국내외 영화 마니아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영화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1997년 처음 포문을 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우리 영화를 세계에 알리고 저예산 및 독립영화의 국제적 메카를 지향하기 위해 기획됐다. 영화제는 대중적이고 창의적이며 미래지향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정체성을 만들어왔다. 또한 장르영화에 대해 관객들이 신선하고 다양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해왔다. 특히, 지난 2008년 장르영화 전문 프로젝트 마켓인 ‘아시아 판타스틱 영화 제작네트워크(NAFF - Network of Asian Fantastic Films)’를 비롯해 한국영화 산업과 동반 프로그램인 ‘코리아 나우(Korea Now)’, 아시아 주류 영화산업을 정리한 ‘메이드 인 아시아(Made In Asia)’, 기술과 영화의 새로운 만남을 소개하는 ‘뉴미디어(New Media)’를 구축했다. 2016년부터는 4가지 항목으로 이뤄진 ‘B.I.G (BIFAN Industry Gathering)’를 런칭했다. 이후 2019년 칸 마켓의 판타스틱 7에도 진출, 역동적이고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성장해 왔다. 올해 26번째를 맞이하는 영화제는 오는 7월7일부터 17일까지 열흘간 ‘이상해도 괜찮아(Stay Strange)’라는 슬로건으로 부천시 일대 극장과 광장, 거리, 공원 등 오프라인과 온라인인 OTT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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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김포청소년국제영화제에서 지난 5월 선보인 ‘헝가리 문화의 날’ 현장. 김포청소년국제영화제 제공

■ 시민과 함께... DMZ다큐영화제·김포청소년영화제·평택국제영화제

지난 2009년 비무장지대(DMZ)라는 특색을 이용해 출범한 고양의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DMZ를 배경으로 국내외 다양한 다큐멘터리들을 만날 수 있는 국제다큐축제다. 창작자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영화로 담아내고 영화제는 다큐멘터리를 상영함으로써 관객들에게 각자만의 DMZ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고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 5번째 영화제를 진행하는 김포국제청소년영화제(GIYFF)는 지난 2018년 김포시민들의 손에서 탄생했다. ‘청소년이 만든 아마추어 영화를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없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영화제는 11개의 시민운영위원회, 400여명의 시민들이 기획부터 상영까지 직접 한다. 김포국제청소년영화제는 시민들과 함께 하는 만큼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사전 행사와 본 행사를 진행한다. 1년 내내 함께 만들어가는 시민 축제라는 의미다. △국내외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작품 △어린이·청소년의 창작영상작품 등을 상영하며 50여 종류의 행사를 진행한다. 또한, 헝가리, 독일, 이탈리아 등 각 나라의 문화원과 연합해 세계의 어린이들과 영화인을 위한 축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달 처음 발을 내딛는 영화제도 있다.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평택국제영화제(PIFF)다. ‘영화제를 통해 영화인을 꿈꾸는 사람들이 공간의 한계에 막혀 어려움을 겪지 않고 평택의 인프라를 활용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자’는 조백만 평택국제영화제 이사장의 뜻으로 영화제를 개최하게 됐다. 올해는 주한미군 평택시민 간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한국전쟁 제72주년을 맞아 전쟁과 군대를 소재로 한 작품을 상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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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평택국제영화제 관계자들이 영화제 준비를 위해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 평택국제영화제 제공

■ “해외 교류와 국내 기관의 협업 필요”... 영화제 위한 업계 목소리

경기도내 영화제가 발빠르게 움직이며 도내 영화인들의 무대를 마련하고 영화제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들의 관심은 해외 영화제와 서울지역의 영화제에 관심이 쏠려 도내 영화제는 아직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영화업계인들은 도내 영화제가 성장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지원 △영화제의 유연한 전략 △국내외 영화제 교류 △지자체와의 협업 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구영석 평택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초기의 영화제는 시민단체 등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개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보니 각자 허리띠를 졸라매며 추진 중”이라며 “지역별 영화제가 활성화되려면 지자체의 도움이 절실하다. 각 지자체가 지역별 영화제에 적극 관여하고 같이 규모를 확장하는 것이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영화진흥위원회 국제교류팀 관계자 역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구조가 갖춰진 영화제 대신 지원이 절실한 영화제에 힘을 싣는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영화제와 관련된 행사 부스를 열어 각 영화제들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중개가 중요하다”며 “국내외 영화제가 교류하고 협업할 수 있는 연결다리를 고려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자체의 지원과 후원, 국내외 영화제 교류와 함께 사람들의 많은 관심과 방문이 필요하다고도 입을 모은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홍보팀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돼 극장가가 살아나고 있는 만큼 덩달아 도내 영화제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며 “야외 행사 및 기획 상영을 통해 코로나19 시대 이전 수준의 관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진·송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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