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대면 공연 진행… 시민들 북적...‘마술극 심청’ 주제로 쟁강춤·판소리 선봬 재주꾼들 무대·객석 오가며 흥미 북돋아...“매년 새 콘텐츠로 풍성한 공연 만들 것
경쾌한 음악으로 시작하는 무용부터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마술극, ‘얼쑤~!’가 절로 나오는 판소리까지 여러 재주꾼들이 모여 신명나는 한 판을 벌였다. 12일 오후 2시 수원시무형문화재전수회관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제10회 수원화성유랑콘서트>다. 올해도 수원화성유랑콘서트가 시민들을 위한 공연을 준비해 찾아왔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로 관객과 직접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고자 2년 만에 대면 공연으로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수원화성 곳곳을 유랑하며 수원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하는 수원화성유랑콘서트는 올해 10회째를 맞아 ‘마술극 심청’을 주제로 쟁강춤, 전통연희, 마술극, 판소리 등 시대를 넘나드는 연출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광개토제주예술단의 길놀이가 오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전통연희를 본 시민들은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고 총 100여명의 시민들이 야외공연장을 찾았다. ▲무용 ▲국악마술극 ▲연희 등 3개의 플롯으로 구성된<제10회 수원화성유랑콘서트>의 첫 시작은 송악무용단의 쟁강춤으로 시작됐다.
살기 좋은 금수강산에서 천년만년 행복을 누리려는 우리의 민족의 염원을 담은 쟁강춤은 부채로 잡귀신을 내쫓고 손목에 찬 방울 소리가 ‘쟁가당 쟁가당’ 들린다고 해 ‘쟁강춤’으로 불린다. 관객들의 박수와 함께 등장한 최제이 경기도무형문화재 제8호 이수자는 경쾌한 음악에 몸을 맡겼다. 빠르게 움직이면서도 섬세한 동작과 표정이 쟁강춤의 진수를 어김 없이 보여줬다.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쟁강춤 다음으로 창작집단 깍두기의 국악마술극이 펼쳐졌다. 판소리 ‘심청가’를 배경으로 한 마술극은 ‘얼씨구~! 어이!’하는 추임새와 함께 시작됐다. 심청이를 먹여 살리기 위해 젖동냥을 하는 심봉사, 아버지를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지려는 심청이, 심봉사의 돈을 노리는 뺑덕어멈의 계략, 마침내 만난 심청이와 심봉사의 춤 등 추현종 단장은 심청가의 여러 장면을 다채롭게 소화했다. 또한, 이야기와 함께 중간 중간 등장하는 마술은 관객들의 탄성을 내지르게 했다. 불 속에서 등장하는 꽃, 손대지 않아도 날아가는 손수건 등을 보여주며 마술극은 극에 달했다. 특히, 중간중간 관객의 참여와 호응을 유도해 관객이 직접 심봉사가 되어 무대에 올랐다.
실제 극에 참여한 관객 남인호씨(36)는 “한참 공연을 재밌게 빠져들어 보고 있었는데, 재주꾼이 지목을 해 설레면서도 들뜬 마음으로 참여했다”면서 “무대 위에서 재주꾼과 공연을 만들어 가다 보니 원래 알던 이야기가 더 마음에 와 닿는 것 같아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아이처럼 해맑게 웃어 보였다.
공연 끝은 광개토제주예술단의 연희로 장식됐다. 쩌렁한 태평소 소리로 시작된 연희는 공연 마지막의 아쉬움을 달래고 관객들의 흥을 더욱 고조시켰다. 꽹과리 소리에 발걸음이 저절로 공연장으로 옮겨졌다는 신문수씨(62)는 “행궁을 찾았다가 악기 소리에 이끌려 발걸음을 돌렸다”며 “공연 구성이 다채롭고 알차서 더운 것도 깜빡 잊은 채 공연에 집중 했다. 야외에서 다같이 즐기는 모습을 보니 코로나19도 사라진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예술단원들은 태평소 소리에 맞춰 북과 장구, 꽹과리를 치며 등장했다. 악기로 흥을 돋운 후 열두발 상모를 돌리거나 개인 놀음으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연희에서는 어린이 관객들이 무대로 나와 관객들의 신호에 맞춰 판을 주고받는 등 무대와 객석 구분 없이 모두가 하나 된 모습을 보여줬다.
“내년에도 더 다양한 공연으로 찾아오겠다”고 전한 신예담 예술감독은 “더운 날씨에도 많은 수원화성유랑콘서트를 찾아준 시민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며 “매년 새로운 콘텐츠로 풍성하고 다채로운 공연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공연은 ㈔화성재인청보존회가 주최하고 경기일보, 수원문화재단, 송악회 광대공작소가 후원했다. 공연 영상은 경기일보 유튜브 채널 경기TV에서도 공개된다.
김은진•송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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