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란 기나긴 터널을 지나 경기지역 곳곳에선 일상을 되찾은 시민들의 입가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고 있다.
지난 5월18일 수원특례시 장안구에 위치한 기로경로당에선 어르신 약 25명의 웃음소리가 경로당 밖까지 새어 나왔다. 어르신들은 거리두기가 해제된 뒤로는 매일 오후 경로당에 나와 각각 짝을 지어 장기와 화투대결에 몰두하고 있었다. 한 어르신은 아쉽게 장기 대결에서 패배하자, “내일 다시 두쇼”라고 했고 함께 대결을 펼친 어르신은 “경로당은 이제 항상 열리니 언제든 덤비슈”라며 유쾌하게 응수했다.
경로당 외에도 도내 마트에서도 웃음꽃은 계속됐다. 이날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의 홈플러스에서도 점심 시간에 맞춰 직원들은 아삭아삭한 가위를 쫑쫑 썰고 있었다. “맛 좀 보고 가세요”란 권유에 시식대 앞은 이쑤시개를 든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손님 차원규씨(45·가명)는 “그간 김치를 샀다가 예상과 다른 맛에 후회한 적이 많았는데 이젠 시식이 가능하니 그런 걱정은 접어둘 수 있겠다”며 “이젠 정말 코로나19가 끝난 것 같고, 평범한 일상이 이렇게 행복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웃어 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조치로 최악의 위기를 맞았던 영화관들도 하나 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실제로 관객은 3배 이상 늘었는데,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상영관 내에서 취식이 불가능했던 지난 4월4~24일 3주간 전국 극장의 관객 수는 199만6천524명에 그쳤다. 반면 취식이 허용된 지난 4월25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3주간 전체 관객 수는 706만3천155명으로 집계돼 약 3.5배 폭증했다.
이렇듯 대부분의 방역 규제가 풀려 일상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코로나19 변이에 대한 긴장감 역시 놓기 힘든 상황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스텔스 오미크론’인 BA.2보다 확산 속도가 빠른 BA.2.12.1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검출됐다. 또 지난달 17일엔 남아공에서 유행 중인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4 1건과 BA.5 2건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현재 남아공에서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는 BA.4, BA.5는 BA.2보다 검출 증가 속도가 빠른 것으로 추정된다”며 “새로운 변이 유입 감시를 위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글_김정규기자
사진_경기일보DB,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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