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경기교육] 텃밭 가꾸기 봉사로 피어난 우정

텃밭 소개하며 새 친구 사귀고 작물 키우며 추억 ‘차곡차곡’
수확한 상추, 양로원에 나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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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중학교 생활이 처음이다 보니 모든 게 어색했다. 선생님, 친구들까지 익숙한 것 하나 없는 학교였지만, 그나마 같은 학교 친구 몇몇 덕분에 일주일은 심심치 않게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친구들도 각자 새로운 친구를 사귈 때쯤, 나도 새 친구를 사귀어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던 중 봉사활동 신청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물론 처음부터 텃밭 봉사활동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아니었다. 다른 봉사활동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봉사활동을 하며 더 많은 친구들도 사귈 수 있을 것 같고, 내가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니 아마 텃밭 봉사활동이 가장 뜻깊고 만족도도 높을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됐다. 이때까지 나에게 텃밭 봉사는 단순한 봉사 시간을 얻는 방법이었다.

이렇게 신청하게 된 텃밭에서는 많은 일이 있었다. 처음으로 우리가 가꾸게 될 텃밭을 본 나는 앞으로 식물이 무럭무럭 자라게 될 텃밭을 보며 기대를 품었고, 담당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텃밭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는 텃밭 담당 친구와 함께 집에서 가지고 온 여러 씨앗들을 심었다. 아마 내가 텃밭에 심은 작물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작물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매일 아침 물을 주는 것도 즐거웠고, 그냥 텃밭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어느 날은 새로 사귄 친구에게 내가 관리하는 텃밭을 소개해 주고 싶어서 함께 텃밭에 나왔다. 그렇게 매일 친구들과 텃밭에서 물을 주고, 잡초를 함께 뽑다 보니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친구와 텃밭에서 즐겁게 일하며 텃밭에도 새로운 추억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가끔은 물놀이도 하고, 갑자기 나타난 벌레로 친구들을 놀래키기도 하고, 잡초를 뽑으면서 넘어질 뻔한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보이며 항상 웃음으로 가득 찼던 것 같다.

텃밭 활동이 점점 재미있어지자, 우리가 가꾸는 텃밭 이외에도 다른 구역에 심어진 작물까지 관심이 갔다. 내가 찾지 못한 작물은 무엇이 있나 돌아다니다 보니 학교 곳곳을 돌아다녀 학교와 더 친숙해질 수 있었고, 학교가 더 포근하게 느껴졌다. 학교의 여러 작물과 접촉하기에 나는 더 많은 작물과 작물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가는 것 같았다. 게다가 우리가 수확한 상추가 양로원에 기증되는 것을 보니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잡초를 뽑고 물은 준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 더 보람됐다. 아직은 상추가 작지만 다음에 기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꼭 맛있고 더 큰 작물을 드리고 싶다. 양로원에 기증된 상추를 드실 어르신들이 우리가 고생한 만큼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시면 좋겠다.

한 반에 2명씩 1학년 10명, 2학년 10명 등 총 20명이 텃밭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데, 나는 운이 좋게도 이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느낄 점이 많은 봉사활동인지 모르고 신청을 하지 않은 친구들과 신청을 해도 당첨이 되지 못한 친구들이 텃밭 가꾸기 봉사활동을 해봤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식물을 키우는 것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 모를까, 대부분 친구들이 이 봉사활동을 통해 많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얻을 점이 많은 텃밭 봉사활동을 꼭 추천하고 싶다.

남주현 수원 수일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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