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상처

죽어서도 잊지 못할

잊을 수 없는

잊어서도 안될

서리서리 피 맺힌 유월의 상처

 

온 육신이 찢기워 신음이

저승 문턱을 넘나들고

피가 내를 이루던 내 혈육들의 상처가

묻혀져간 유월

 

우리는 그 위에

배 터지는 풍요로

평화라는 명분으로

잔을 들어 축배를 주고 받았다

 

상흔조차 남지 않은 그 날의 상처

되새기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아파오는 유월의 상처

땅속에 묻기 전 우리 가슴에 먼저

묻어야 했을 상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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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

황해도 사리원 출생.

한국문인협회·경기여류문학회·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시인마을>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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