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누리호가 쏘아 올린 미래 먹거리 시장/그 핵심 기업들이 우리 경기도에 있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승리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우주를 뚫었다. 21일 2차 발사에서 목표한 고도 700㎞에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누리호는 오후 4시께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오후 4시 2분께 1단을 분리하고 2단을 성공적으로 분리했다. 오후 4시 3분께 발사 위성 덮개(페어링)를 분리하고 고도 200㎞를 통과했다. 이후로도 정상 비행을 이어 갔으며, 오후 4시 13분께 3단 엔진이 정지되며 목표 궤도에 도달했다.

이날 누리호 발사의 최대 관심사는 정상적인 700㎞ 도달 여부였다. 인공위성 발사의 과학적 단계는 발사체와 인공위성으로 나뉜다. 인공위성은 우리 기술로 만들어 궤도에 올려 온 지 오래다. 결국 관건은 발사체를 우주 공간에 안정적으로 올리는 데 있었다. 누리호는 바로 이점에서 완벽하게 성공했다. 한국이 세계 7번째 우주 강국으로 올라선 부분이 여기다. 여기에 들어간 핵심 기술이 경기도에 있었다. 경기도내 기업이 핵심 부품을 담당했다.

화성시 반월동에 위치한 한양이엔지가 있다. 누리호 발사체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엄빌리컬 타워’를 개발한 중견기업이다. 또 연소기 연소시험설비, 발사대 시험설비 등 누리호 개발에 필수적인 기반시설 구축 및 운영에도 참여했다. 비츠로넥스텍(안산시 성곡동)은 액체로켓엔진 제작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주목받은 기업이다. 이번 누리호 발사에서는 추진기관·엔진 개발에 참여했다. 누리호 발사체의 1, 2단 75t 엔진 등에 쓰이는 연소기를 제작하고 가스발생기, 터빈 배기부 등 각종 설비를 구축했다. 안양시 관양동에 있는 단암시스템즈도 있다. 과거 나로호 발사체에 들어가는 원격계측장치, 비행종단시스템, RF송신장치 등 참여했다. 그 능력으로 이번 누리호 제작에도 참여했다. 약 30년간 개발·활용한 실시간 송수신 시스템을 적용했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한 21일 이목은 항우연에 집중됐다. 하지만 그 성공의 감격을 함께 한 것은 이들 도내 기업들이다. 단암시스템즈 김준석 사업팀장은 “경기도 기업으로서 최초의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참여하게 돼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우리가 일일이 담지 못한 한양이엔지, 비츠로넥스텍의 연구진들 역시 벅찬 감격을 느꼈을 것이다. 우주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인류의 마지막 먹거리 시장이라고도 한다. 그 중심에 선 우리 경기도 기업들이다.

이들의 기술력을 어떻게 지원할지 검토해야 한다. 경기도가 할 수 있는 행·재정적 지원은 없는지 찾아 봐야 한다. 우주시대 개막이라는 벅찬 순간에 경기도가 안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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