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에 있는 수도권매립지는 서울의 난지도쓰레기처리장이 넘쳐나면서 생겨났다. 1992년부터 서울·경기·인천의 폐기물들이 집중되는 광역 처리장이다. 3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그 곳 환경도 인식도 달라졌다. 언제까지고 남의 동네 쓰레기를 받아내느라 고통을 치러야 하느냐는 것이다. 정부와 3곳 지자체간의 줄다리기 끝에 ‘2025년 매립 종료’ 대원칙이 합의됐다.
그러나 이를 대체할 곳을 찾기란 지난했다. 서울·경기는 이대로 더 갔으면 하는 속셈이었을 것이다. 참다 못한 인천시가 자체매립지 카드를 빼들었다. 각자 갈 길을 가자는 것이다. 이 또한 쉽지 않아 뒤뚱대는 사이 다시 민선8기 시대로 넘겨진 수도권매립지 숙제다.
민선 8기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 종료 방향을 크게 틀 것이라고 한다. 인천만의 자체매립지 확보에서 수도권 대체매립지 확보로의 대전환이다. 이에 따라 사용 종료 시기를 두고 입장 차이를 보이는 정부·서울시·경기도와의 4자 재합의가 최대 현안이 된 셈이다. 인천시장직인수위는 지금까지의 자체매립지 조성 정책이 수도권매립지의 종료 시기를 되레 늦추고 있다는 시각이다. 따라서 민선 6기에 이뤄진 4자 합의의 방향으로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5년 합의대로 대체매립지를 확보하도록 서울시와 경기도, 정부를 압박하고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내용이다.
인천시도 대체매립지 조성을 위한 4자간 재합의 추진 계획을 내놓았다. 4자간 역할이나 비용 분담 등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인천시는 대체매립지 확보와 동시에 3-1매립장 사용이 끝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와 서울 경기는 현재 쓰고 있는 3-1매립장이 다 차야 종료된다고 보고 있다. 인수위측은 민선 8기 출범 측시 4자 협의체를 재가동해 2015년 합의를 재검토하는 등 수도권매립지 문제 해결에 돌파구를 찾아내야 한다는 방침이다.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풀어내는 것은 비정상의 정상화 작업이다. 쓰레기의 발생지 처리 원칙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상식의 문제다. 한 세대를 넘도록 지속돼 온 비정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바로 각자도생식의 자체매립지만이 능사가 될 수도 없다. 생활 반경을 공유하는 수도권 지역의 특성도 분명히 있다. 관건은 서울, 경기, 인천간의 실질적이고 생산적인 협의체계가 제 기능을 발휘하느냐다. 나몰라라를 넘어선 역지사지의 자세가 절실한 수도권 공통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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