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곳&] 경기도청사 이전 한 달…돌고 돌아 다시 옛 팔달산 청사

경기도청 ‘잘못된 표지판’ 방치, 여전히 구청사 안내판 ‘버젓이’
주민들 “혼란 야기… 정비 시급”...수원특례시 “신속히 수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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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 광교청사 시대가 시작된지 한달 여가 지났으나 여전히 수원특례시 내 곳곳에는 옛 팔달산 청사로 유도하는 도로 표지판들이 설치돼 있다. 사진은 23일 시내 곳곳에 설치된 옛 도청 표지판. 윤원규기자

“도로 표지판을 따라 운전했더니 신청사가 아닌 구청사가 나왔네요”

23일 오전 본보 취재진이 경기도청 신청사를 목적지로 정하고 팔달산 청사가 위치했던 팔달구 인근부터 이정표를 따라 운전했다.

팔달문을 지나 직선으로 뻗은 정조로와 매산로의 표지판을 따라가니 도청을 우측으로 안내하는 표지판이 나오며 경로 이탈을 유도했다.

반대편인 수원역 방향도 마찬가지였다. 매산사거리를 거쳐 도청오거리에 다다르자, 표지판은 좌측의 옛 청사를 가리켰다. 이정표대로 팔달산 청사에 도착했으나 대부분 신청사로 떠나 썰렁한 공기만 맴돌았다.

수원특례시청 앞 편도 5차로 아스팔트 바닥 전면도 진하게 직진 방향의 팔달산 청사를 가리키고 있었다.

심지어 신청사가 위치한 광교 부근도 상황은 마찬가지. 창룡대로의 동수원IC 진입로 앞은 경기도청을 전방으로 안내하지만 실상은 반대다.

팔달시장 인근에서 만난 김창우(37)씨는 “수원분들은 신청사로 옮긴 점을 잘 알겠지만, 타 지역에서 오면 혼란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도청이 하루아침에 지어진 것도 아닌데 아직도 준비를 안 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황당해했다.

경기도청이 광교신청사 시대를 맞이했지만 여전히 시내 곳곳에는 옛 팔달산 청사로 안내를 유도하는 도로 표지판들이 버젓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 대대적인 표지판 정비 사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본보 취재 결과, 수원특례시 내 최소 14곳의 도로 표지판이 광교신청사 대신 구청사로 경기도청을 표기하고 있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정표 및 도로 관리 기관인 수원특례시는 현황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본 예산안에 이와 관련한 재정 계획을 세우지 않은 데다 도청과의 협의를 이유로 곧장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당분간 시민 불편은 이어질 전망이다.

수원특례시 관계자는 “문제점을 알고 구 도청과 관련해 문헌설정을 했다”며 “표지판은 도청과 협의를 계속 나눠야 하는 상황이라 시간을 걸리겠지만 잘못된 표지판들을 최대한 빨리 수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박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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