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아시아 최대의 장르 영화제를 넘어 세계적인 축제가 되겠다는 포부와 함께 11일 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개막식이 지난 7일 오후 7시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열렸다. 개막식이 끝난 뒤, 오후 8시50분부터는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 개막작 <멘>(감독 알렉스 가랜드)도 상영됐다. 악천후에도 무사히 출정식을 올린 제26회 BIFAN 개막식 현장의 이모저모를 알아 본다.
■레드카펫 등 대면 행사, 3년 만에 ‘전면 재개’
개막식이 열리기 약 한 시간 전부터 잔디광장 옆 레드카펫을 통해 각종 내빈들이 입장했다. 배우 김보성이 ‘의리~!’를 외칠 때나 배우 특별전의 주인공 설경구, 폐막작 <뉴 노멀>의 출연진들이 손짓하는 순간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배우들의 등장에 이어 사람들의 눈길을 끈 배우가 있었는데 턱시도를 차려 입은 꼬마 펭귄 ‘뽀로로’다. 뽀로로는 이날 <뽀로로 극장판 드래곤캐슬 대모험>의 출연 배우로 당당히 레드카펫을 밟았다.
식이 시작되고 나선 조용익 명예조직위원장(부천시장)과 정지영 조직위원장(영화감독)이 함께 개막 선언을 힘차게 외치자, 쏘아 올린 폭죽들이 대면 행사 재개를 기념하듯 일제히 하늘을 수놓으며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눈길을 사로 잡는 제26회 BIFAN의 ‘포인트’
제26회 BIFAN은 7일 개막해 17일까지 오프·온라인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개최된다. 총 49개국 268편의 영화를 상영하며, 부천시청 잔디광장·어울마당·판타스틱큐브·한국만화박물관·CGV소풍·메가박스 부천스타필드시티 등 13개관과 웨이브(wavve)로 만날 수 있다.
특히 3년 만에 배우 특별전이 재개돼 눈길을 끈다. 전도연·정우성·김혜수에 이어 네 번째 배우 특별전의 주인공은 설경구다. 이날 무대에 오른 설경구는 특별전 상영작 7편 가운데 하나만 꼽아달라는 요청에 대해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늘 <박하사탕>이다. 당시에 제가 느꼈던 압박과 설렘 등 모든 감정이 뒤섞인 영화”라고 전했다.
더욱이 이날은 세계최초의 ‘시리즈 영화’상이 시상돼 화제를 모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등 드라마 시리즈를 영화로 볼 것인지에 관해 화두를 던진 셈이다. 신철 집행위원장은 “영화를 재정의하겠다는 과감한 시도를 통해 <오징어 게임>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개막식을 빛낸 ‘말·말·말’
식에 참석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특별히 자신이 열렬한 영화팬임을 강조하며 “제게 영화는 두 가지 화두로 정리된다. ‘상상력’과 ‘언어’다. 영화라는 언어를 통해서 부천시민과 경기도민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에게 상상의 지평이 열리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조용익 부천시장도 “다양한 영화적 실험과 장르 브랜딩을 강화해 영화제의 국제적인 위상을 키워나가겠다”며 “오늘은 3년 만에 시민과 직접 만나는 소중한 날”이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어 신철 집행위원장이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 그걸 뛰어넘어 진화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들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꼭 보답하겠다”면서 “언제나 부천은 ‘이상한 것’을 그 자체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도시였다”라고 힘줘 말하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송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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