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톨릭 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장발(루도비코·1901~2001) 화백의 대표작 ‘김대건 신부 초상화’가 천주교 수원교구청에 기증됐다. 캔버스(129.7×97.5cm)의 유화로 그려진 작품은 현존하는 김대건 성인화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인 1920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장발 화백은 1920년 19세 나이에 ‘김대건 신부 초상화’ 작품 두 점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동안 가톨릭대학교 전례박물관에 소장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한 점만 공개됐었다. 이번에 기증된 초상화는 공개되지 않았던 나머지 한 점이다. 장발 화백이 1920년 5월 용산신학교 교장 기낭 신부 은경축을 기념해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송란희(가밀라) 학술이사는 이번 초상화를 발견한 계기로 1920년 장 화백이 그린 두 점의 김대건 신부 초상화에 대한 논문 ‘장발의 ′김대건 신부 초상화′ 연구-1920년 作 초상화 두 점을 중심으로’(「교회사연구」 60집)를 발표해, 장발이 1920년에 기낭 신부와 뮈텔 주교를 위해 김대건 신부 초상화 두 점을 그렸다는 사실을 밝혔다. 지난 5일 기증된 작품은 수원가톨릭대학교에서 보존된다.
이용훈 주교는 “이 초상화를 잘 보존하고 기증해 준 이경우 씨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며 “소중한 것을 내어주신 그 깊은 신앙심과 너그러운 마음을 수원교구는 잊지 않고 길이 기억하겠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한편 장발 화백은 한국 천주교회의 첫 성미술 작가로, 1946년 서울대학교 미대 초대 학장을 역임하면서 교육자이자 미술행정가로서 한국 미술교육의 초석을 마련했다. 한국 최초의 성화작가로서 공로를 인정받아 1996년 제1회 가톨릭 미술상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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