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다시 무섭게 퍼지고 있다. 1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4만266명 늘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4만명을 넘긴 것은 5월11일 이후 63일만이다. 1주 단위로 확진자 수가 2배로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 앞으로 더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
재유행을 주도하는 우세종은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5’다. 세계적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번 재유행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방역이 느슨해진데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이동량이 많아졌다. 무더위에 냉방으로 인한 실내감염 위험도 커졌다. 여기에 백신 효과가 줄어드는 가운데 BA.5 변이는 전염력이 세고 백신 접종으로 형성된 항체를 무력화하는 능력도 강해 돌파감염과 재감염 우려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갖고, “4차 접종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60세 이상’ 및 ‘면역저하자’에서 50대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까지 확대한 것이다. 또한 요양병원·시설과 장애인시설, 노숙자시설까지 백신 접종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어 중증 입원환자 치료를 위한 병상을 충분히 확보하고, 재택치료를 받는 확진자들이 동네 병·의원에서 검사·치료·처방을 한꺼번에 받게 ‘원스톱 진료기관’ 1만개소를 7월 말까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확진자의 의무 격리 7일은 유지하되 현 단계에서 거리두기 의무화 조치는 시행하지 않을 방침이다. 유행 상황에 중대한 변화가 생길 경우 선별적·단계적 거리두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악몽같은 코로나의 긴 터널을 지나 일상회복이 되는가 싶었는데 상황이 다시 악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9월 중순~10월 중순 하루 최대 20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확진자가 폭증할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으면 큰 피해와 혼란으로 이어지게 된다.
정부는 백신 접종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 이것으로는 미흡하다. 아직 BA.5 예방에 적합하도록 개량된 백신이 없다. 감염 후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는 정도다. 정부는 유행이 더 확산되기 전에 방역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병상과 전담 인력을 서둘러 확보해 의료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확진자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체계 복원도 필요하다.
재유행은 이미 시작됐다. 정부 지침과 별도로 각 지자체도 위기의식을 갖고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 선별진료소 확대와 병상·인력 확보, 고위험군·취약 계층 보호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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