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부산의 한 대학병원의 응급실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응급실 내 의료진들이 직접 소화기 등을 사용해 화재를 진압했다는 뉴스를 관심 있게 본 기억이 있다.
해당 뉴스에서는 늦은 밤 술에 취한 남성이 아내의 진료가 늦다며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리다 앙심을 품고 2L 정도의 페트병에 담겨진 휘발유를 바닥에 쏟아 부은 뒤 라이터로 불을 질렀다. 다행히 현장에 있던 의료진들은 환자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고, 옥내소화전에서 호스를 꺼내 화재 진압을 시도하는 등 평소 훈련했던 상태로 초기에 잘 대응해 단 1분 만에 화재를 진압하는 등 아주 잘 대처했다.
방화로 일어난 화재임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 내 초기 대응이 적절히 이뤄짐에 그 피해가 거의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자 인터뷰에 따르면, 응급실이라는 특성상 술에 취한 사람이나 불특정 다수의 위급한 상황이 다수 발생할 수 있기에 상시 피난이나 각종 소방시설에 대한 모의 훈련을 실시함으로 각자 자신의 역할에 대하여 항상 숙지하고 있어 초기에 적절히 대응하여 화재 피해를 최소화한 것으로 답변했다.
이미 일어난 화재에 대해서는 초기 대응이 적절히 이루어진다면 그 피해를 확실히 줄일 수 있다는 풀이다.
그렇다면 화재에 대한 초기 대응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본인이 화재 시에 본연의 업무를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또 그 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건물 내 ‘자위소방대’라는 비상 대응 조직을 편성하도록 법으로 정한 바 있다. 소방서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소방관들과는 달리 비상시에 건물 내외 비상 연락, 화재의 초기 소화, 사람들의 피난 유도 및 인명·재산 등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편성되는 건물 내 자율적인 안전관리조직이다. 보통 소방안전관리자라는 건물 내 소방 담당자가 있기는 하지만 비상시에 모든 일을 혼자서 다하기는 어렵기에, 필수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이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편성된 자위소방대는 미리 본인이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지, 평상시 훈련된 본연의 업무를 숙지하고 비상시에 그에 따른 업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행하여야 한다. 비상연락 업무를 맡은 사람은 건물 내 화재 사실을 신속히 전파함과 동시에 소방서에 신고와 인솔을, 초기 소화의 업무를 맡은 사람은 기본적인 소화기, 옥내소화전 등의 사용 방법을 숙지하여 화재 진압 시도를, 피난 유도의 업무를 맡은 사람은 미처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동을 책임지고 시행해야 한다.
미리 준비하고 잘 대응하여 불현듯 찾아오는 화재에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선민 한국소방안전원 경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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