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지사가 유정복 인천시장,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났다. 23일 오후 경기 김포 마리나 선착장에서다. 배석자 없이 편하게 만난 ‘맥주 회동’이었다. 김 지사가 유·오 시장을 초대하는 형식이었다. 이날 회동은 하루 전인 22일에 김 지사가 설명한 바 있다.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에서 수도권 광역지자체 협의체 구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며 ‘조만간 눈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들인 만남이었음을 알 수 있다.
김 지사가 SNS에 내용을 설명했다. “광역 교통 문제와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문제까지 대화가 이뤄졌다”. 유 시장은 “정당과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수도권 발전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했고, 오 시장은 “첫 삼자 회동이 모든 현안 해결에 바탕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두 시장과 달리 김 지사 소감에는 회동 목적이 분명하다. 3개 지역의 뜨거운 감자인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를 적시했다. 전임자들이 풀지 못한 현안에 대한 논쟁의 시작인 셈이다.
이를 뒷받침하고 견제해야 할 게 경기도의회다. 의원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11대 도의회 첫 회기인 제361회 임시회가 12일 열렸다. 의장과 부의장을 뽑아야 했는데 못 뽑았다. 5분 만에 끝났다. 말로는 ‘2차 본회의까지는 협의를 이끌겠다’고 했다. 그때 잡았던 본회의 기한은 19일이었는데, 합의는 없었다. 어느덧 1조4천387억원 규모의 경기도 추경안도 넘어와 있다. 2차 본회의를 25일 열기로 했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또 무산됐다.
‘의장을 어떤 쪽이 가져 가는가’와 ‘상임위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다. 크게 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당리 당략이고, 작게 보면 의장직, 상임위원장직 등에 대한 감투 싸움이다. 역대 최장·최악의 개원 파행에 도민들도 폭발했다. 경기도상인연합회와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회원 60여 명이 도의회로 몰려 갔다. 그도 그럴게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을 위한 지원 예산과 코로나19 생활지원비 등 정부 지원에 대한 도비 매칭이 그 돈이다.
서울시의회는 6조3709억원의 추경안을 속도감 있게 처리하고 있다. 앞서 제출했던 서울시 조직개편안은 제출 일주일 만에 통과시켰다. 인천시의회는 정책개발을 위한 의원연수 일정까지 소화했다. 의원 30명이 울산대공원을 찾아 기부채납 사례를 공부했다. ‘맥주 회동’을 주도한 것은 경기도지사인데, 경기도의회만 놀고 있다. 이렇게 도정을 마비시킨 경기도의원들에도 전국 최고 연봉 6천666만원의 한 달치는 정확히 나갈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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