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경기교육] 웹소설의 스낵컬처

독자 입맛 맞는 이야기 끊임없이 생산... 장르·소재 단조로워져
표절·클리셰 반복·많은 소비 중요시하는 출판사 한계 등 문제점↑
독자들 다양한 소설 소비·비판적 시야 길러 비평문화 변화 이끌자

‘죽었다 깨어나니 어느 소설의 등장인물이 되었다’와 같은 대사를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현재 연재되는 웹소설의 반 이상이 이와 같이 비슷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웹소설의 서술 형식은 빠르게 읽고 소비되는 스낵컬처의 형식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웹소설의 역할이다. 일반적인 소설보다 독자와의 빠른 소통이 중요하게 여겨지기에 상대적으로 독자의 의견이 절대적이다. 평점과 댓글이 소설의 흥망을 정한다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작가는 독자의 입맛에 맞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생산해내야 한다. 그렇기에 웹소설의 장르와 소재는 점차 단조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이는 신입 작가가 새로운 장르와 소재의 시도를 꺼려하며 나타나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웹소설의 소재와 장르의 단순화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카카오페이지, 네이버, 문피아 등의 다양한 플랫폼을 들어가 봐도 인기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 비슷한 소재를 다룬 소설이다. 물론 작가들 개개인의 독특한 문체와 섞여 다양한 이야기들로 탄생하지만, 전개의 토대는 대부분의 소설이 유사하다. 이는 표절, 클리셰의 반복과 같은 문제들로 나타날 수 있다.

“장르 소설계에는 비일비재하잖아요. 워낙 허락 없이 차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표절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게 장르 소설계의 현실 아닌가요?”. 이것은 실제로 문피아의 게시판, ‘독자마당’에서 작품 ‘스페셜크랙’의 표절을 지적하는 글에 달린 댓글이다. 댓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많은 이들이 해당 문제에 대해 관대하고, 둔감하다.

그 뿐만이 아니다. 독자의 니즈와 그에 맞춘 업계의 관행으로 작가의 입장에서 웹소설은 의외로 창작에 있어 생각보다 제약이 많은 매체라고 볼 수 있다. 한 작가는 당시 문피아에서 연재하던 작품을 출판사에 보냈지만, 해당 출판사는 ‘주인공은 강하고 성공해야 하며 어려운 복선이나 내용 전개는 없어야 하고, 기존 장르에 드러나는 특징이나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자’고 권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뻔한 소재, 표절뿐만 아니라 많은 독자들의 소비를 중요시하는 출판사의 한계 또한 존재한다.

이처럼 웹소설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완전히 관례처럼 굳어져 절대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아니기에 웹소설의 최종 소비자인 우리, 독자가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의 순기능이 강조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웹소설 시장에서 독자들의 영향은 절대적으로 크다. 만약 당신이 정말로 웹소설 시장에서의 변화를 바란다면, 다양한 소설을 소비해 폭 넓고 비판적인 시야를 기르고 비평 문화의 활성화를 위한 변화를 이끌어라. 때론 작은 용기과 의문이 모든 변화의 시작이 된다.

김하빈 수원 조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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